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지상파방송사가 주파수를 받기 위해 UHD 투자계획을 무리하게 책정했다고 인정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지상파 UHD 방송은 박근혜 정부 때 지상파 방송사의 무리한 요구와 정부의 과도한 추진의 결과”라고 지적하며 “적절한 판단이었는지 감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MBC와 SBS의 UHD 시설투자 이행률이 허가 당시 계획 대비 각각 64%, 50%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MBC는 UHD 시설에 158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100억 원만 투자했고, SBS는 155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79억 원만 투자했다. 

[관련기사: 준비 안 된 지상파 UHD, 시설투자 약속 못 지켰다]

▲ 지상파 UHD 투자 현황. 자료=김종훈 의원실.
▲ 지상파 UHD 투자 현황. 자료=김종훈 의원실.

또한 지상파는 2017년 전체 방송의 5%를 UHD 방송으로 편성해야 하는데 방통위가 허가 후에  HD방송을 보정한 리마스터도 UHD로 인정해주면서 실제로는 5%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상파 UHD는 HD보다 화질이 4배 선명한 방송으로 미국식 전송방식의 UHD TV 또는 UHD 컨버터를 구입하고 케이블이나 IPTV 가입 없이 지상파를 안테나로 직접 수신해야 볼 수 있다.

김종훈 의원은 “지상파의 투자계획은 2014년 2조 원, 2015년 1조3000억 원, 2016년에는 1조 2500억 원으로 줄었다. 심사를 제대로 했더라면 무리한 계획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었다”며 “이 사업이 왜 계속 진행 되는가”라고 물었다. 

▲ 김종훈 민중당 의원. 사진=민중의소리.
▲ 김종훈 민중당 의원. 사진=민중의소리.

그러자 이효성 위원장은 “지상파가 투자 여력이 없어 배려해준 것”이라며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한 우리 잘못도 있지만 방송사들이 처음에 너무 의욕적으로 나섰다.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해 무리한 계획을 세운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는 700MHz대역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쓰겠다고 했지만 2015년 지상파와 국회의 요구로 해당 주파수 대역 일부를 지상파 UHD 용도로 할당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UHD의 필요성과 관련해 “방송을 시청하는 데는 기존 HD방송으로도 무리가 없다”며 “다만 (세계최초 UHD가)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