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가 분열돼서는 희망이 없다. 보수 단일대오는 국민의 뜻.”
지난 4일 전원책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장이 통합전대론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 이야기는 지난 대선 때부터 끊이지 않지만 한국당의 전당대회가 2월로 예측되면서 더 강조되는 분위기다.

한국당 내에선 전 변호사 말처럼 ‘합치지 않으면 어렵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2월 전당대회의 판을 크게 키워야만 하는 상황에서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만났다. 오세훈 전 시장도 TV조선 예능에 출연하는 등 여론을 떠보는 분위기다.

한국당의 경우 전당대회 ‘선수’로 친박 중심의 황교안 전 국무총리, ‘비박’ 중에선 복당파 중심으로 김무성 의원, 김성태 원내대표, 홍준표 전 대표, 오 전 시장,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등이 거론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6·13 총선 이후 뚜렷한 행보가 없는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한국당 재입당 여부다. 유승민 전 대표가 현재 바른미래당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을 데리고 한국당에 재입당하면 바른미래당은 사실상 민주평화당 의원인 3명 의원(이상돈, 박주현, 장정숙)을 빼면 군소정당으로 전락한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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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시나리오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한국당에 비해 바른미래당은 아직 통합에 대한 열망이 크지않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한국당은 보수세력의 중심이 될 수 없고, 앞으로 분열될 것”이라고 했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7일 “한국당 일각에서 바른미래당과 결부시켜 정계개편을 얘기하는데, 자제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오는 2월까지 전당대회를 치루면서 큰 관심을 모으지 못하면 즉 ‘보수통합’을 못하면 지지율 상승을 기대할 수 없지만 바른미래당은 아직까지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바른미래당이 그렇게까지 열악한 상황이 아닌 것 같다는 분위기 때문에 속도가 안날 것”이라며 “지금은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범여권 통합도 마찬가지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김경진,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 등의 탈당설이 돌고, 박지원 전 민주평화당 대표가 “아직은 탈당을 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민주평화당과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은 어려워보인다. 현재 무소속인 의원 중 일부도 민주당 입당을 희망했지만 여전히 무소속이라는 상황을 봐도 그렇다. 한 국회 출입기자는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민주당에 들어가면 민주당은 일부 지역 당협위원장을 내줘야 하고, 이전에 갈등도 겪어본 세력인데 무슨 이익이 있다고 같이 당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민주평화당에는 초선의원보다 경험이 많은 의원들이 있는데 당 내 헤게모니 싸움이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때문에 2월 한국당의 전당대회까지는 정계개편이 여전히 뚜렷하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당 전당대회보다 2020년 총선이 정계개편의 적기라는 것이다. 정치컨설팅 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경향신문 칼럼에서 “냉정하게 예상한다면 내년 초에 들어설 지도부가 2020년 총선을 지휘할 가능성도 50% 미만으로 보인다. 총선을 이끌 지도부는 총선 직전에 큰 폭의 정계개편과 함께 올 가능성이 50%를 넘어보인다”고 썼다. 한국당의 2월 전당대회 보다는 2020년이 가까워져야 정계개편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나 내년 초 당대당 통합은 아니더라도 ‘통합 전대’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여전하기에 통합 전대에 끼지 않은 나머지 의원들은 국민의당과 같은 식으로 합쳐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당 출신의 한 의원은 “여전히 옛날 국민의당을 복원하려는 마음도 있다”며 “어쨌든 2년간 같이 정치를 했고 총선도 성공했다. (안철수 전 대표로 보수표가 갈리면서) 정권교체를 했을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고, ‘호남 홀대론에 대해서도 자부심이 있어서 ’어게인 국민의당‘도 생각하는 의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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