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조만간 차기 사장 선출을 앞둔 가운데 KBS 기자·PD 대다수가 속한 사내 최대노조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양승동 현 KBS사장의 지난 6개월 임기를 평가했다.

KBS본부노조는 8일 조합원 설문조사를 공개하며 “조합원 80%가 양승동 사장 취임 이후 KBS의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밝혔다. 고대영 전 사장의 잔여임기를 보낸 양 사장이 KBS사장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 사장에 대한 내부 평가가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 양승동 KBS사장. ⓒ이치열 기자
▲ 양승동 KBS사장. ⓒ이치열 기자
이날 공개된 노보에 따르면 양 사장 취임이후 나아진 점을 묻는 질문에 조합원의 26.11%가 ‘제작 자율성 개선’을 꼽았고 24.79%는 ‘수평적 조직문화 형성’, 23.15%는 ‘KBS 이미지 개선’을 꼽았다. 양 사장 취임이후 변화를 체감한다는 응답은 80.2%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탐사보도와 뉴스편집을 담당하는 시사편집 구역 조합원들의 경우 48.15%가 ‘제작 자율성 개선’을 나아진 점 1순위로 꼽았다. 보도국 취재구역도 37.93%가 ‘제작 자율성 개선’을 가장 나아진 변화로 꼽았다. ‘나아진 점이 없다’는 응답은 18.24%였다.

양 사장 임기 중 KBS에 불만이 있다면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합원의 32.89%는 ‘장기발전 전략 부재’를 꼽았고 23.23%는 ‘조직 혁신 부족’을 꼽았다. KBS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조합원 44.74%가 ‘콘텐츠 경쟁력 확보’라고 답했다. 뒤를 이어 ‘국민 신뢰 회복’은 21.2%, ‘적폐 청산 및 사내 분위기 쇄신’은 12.31%로 나타났다. KBS본부노조는 “지상파의 우월적 지위가 거의 소멸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전략부재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에 대해서는 ‘회사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82.23%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특히 드라마와 예능 구역 조합원들은 ‘준비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100%였다. 내부 적폐청산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진실과 미래위원회’ 활동에 대해서는 46.69%의 조합원이 ‘진상규명 활동은 계속돼야 하지만 징계는 신중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1일부터 3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전체 조합원 2381명 중 1283명이 응답해 60.26%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진실과 미래위원회 출범 △KBS성평등센터 출범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신설 △지상파4사-언론노조 산별협약 주도 등은 지난 6개월간의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출범 6개월, 변화는 있었지만 그다지 뚜렷하지는 않다는 것이 이번 설문 결과”라며 “중요한 것은 책임소재 찾기가 아니라 현재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어 “거대자본을 기반으로 지상파를 위협하는 경쟁자들의 공세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경영진의 경쟁력 강화 전략을 주문했다. KBS내부에선 지난 4월 취임한 양승동 사장이 ‘6개월 임기’로는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KBS 차기 사장은 오는 31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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