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해상자위대의 욱일기를 끝내 내리지 않겠다며 국제관함식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해군은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오는 10~14일 열리는 국제관함식 논란은 일본의 욱일기 게양으로 소동을 빚다 일본의 불참으로 마무리됐다. 국내에서 열리는 세 번째 국제관함식에 일본이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5일 한국해군 초청을 받은 국제관함식의 해상자위대 참가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욱일기 게양을 자제하라고 요구했으나 이 깃발의 게양은 국내법과 국제법에 정해져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고 5일 저녁(오후) 한국에 불참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야와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에 우리 해군도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해군은 이날 저녁 정훈공보실장 명의의 입장문에서 “5일 오전 일 해상자위대 함정의 국제관함식 해상사열 시 해상자위대기 게양 관련 입장을 확인한 결과 일본측에서는 ‘한국 해군이 통보한 원칙(마스트에 자국기와 태극기 게양)을 존중할 것이나 자국 법령에 따라 해상 자위대기도 함께 게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며 “또한 일 해상자위대는 자국 법령과 국제관례에 의거한 이러한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번 관함식에는 일 함정이 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우리 정부는 그동안 해상사열 원칙에 대해서 외교경로, 국방장관의 주한일본 대사 대화, 해군총장과 일본 해상막료장과의 통화, 국방부와 해군은 물론 주일 국방무관 등에 의한 일본 관계관들에 대한 설명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련 사안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정서를 적극 감안할 필요가 있음을 전달하고, 일본측과 의견을 교환했다”며 “그럼에도 일본이 수용하지 않아서 부득이 우리도 일본측의 입장을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 전범기인 일본 해상자위대 깃발 욱일기. 5일 보도된 일본 NHK 방송 갈무리
▲ 전범기인 일본 해상자위대 깃발 욱일기. 5일 보도된 일본 NHK 방송 갈무리
해군은 “세계 해군 간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이번 국제관함식에 일 해상자위대 함정이 불참하게 돼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번 결정이 양국 해군의 발전적 관계 유지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양국 해군 간의 군사교류와 우호증진은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일본 해상자위대는 지난 1998년과 2008년 국내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참가했다. 해군에 따르면, 당시엔 욱일기를 게양했으나 해상사열이 없고, 정박사열만 해서 이번처럼 해상 퍼레이드를 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해군이 이 같은 국민적 반발을 예상하지 못한채 전범기인 욱일기 반감만 남겼다는 점에서 주최측으로서 책임을 피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태호 해군 공보과장은 “이런 우려들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우리가 해상사열은 처음인데 일본에 깃발 게양을 전면적으로 금지해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해상사열시 요구한 것이어서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해군 책임론에 대해) 그런 평가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관함식을 시작도 안한 만큼 남은 기간 동안 실제 준비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 5일 보도된 일본 NHK 방송 갈무리
▲ 5일 보도된 일본 NHK 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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