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이 지난 3월 발표한 우리 사회의 신뢰도는 전체 평균 32.3%로 낮게 나왔다. 부문별로는 교육계가 52.9%로 가장 높았고, 공직사회가 37.2%, 종교계가 35.9% 순이었다. 반면 우리 국민이 가장 낮은 신뢰도를 보인 집단은 정치인(6.9%)과 경제계(17.9%)였다. 언론인의 신뢰도는 35.5%로 평균치를 약간 넘었다.

언론재단이 참여한 영국 옥스퍼드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Digital News Report 2018’에서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37개 나라 가운데 꼴찌를 차지했다.

언론을 포함해 사회 전반이 낮은 신뢰도 보여

언론재단 김위근 선임연구위원은 두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언론의 신뢰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저신뢰 사회’라는 우리 사회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정치, 경제 등 다른 부문의 신뢰도를 함께 고려하면 우리 언론의 신뢰도가 낮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했다. 언론의 신뢰도 하락의 원인은 우리 사회의 특성을 감안해 파악하고 대안을 찾는 토론회가 열렸다.

▲ 한국언론진흥재단 김위근 선임연구위원이 4일 저널리즘 연속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정호 기자
▲ 한국언론진흥재단 김위근 선임연구위원이 4일 저널리즘 연속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정호 기자

언론재단은 4일 오후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저널리즘 연속 토론회를 열었다. 언론재단은 이날 ‘언론 신뢰도 꼴찌, 탈출할 길은 없나’는 제목으로 첫 토론회를 열었다.

박영상 저널리즘위원회 위원장(한양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열린 이날 토론에서 김위근 연구위원은 이날 언론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수용자, 즉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꼽았다.

김위근 연구위원은 “낮은 언론 신뢰도 제고는 언론산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낮은 한국 사회 신뢰도를 끌어올리고 사회통합을 이루는데 꼭 필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젊은 층일수록 매체 이용시간은 늘어나지만 뉴스 이용시간은 반대로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젊은 수용자가 인식하는 언론 또는 뉴스의 개념이 기성세대와 다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이용이 크게 늘었고, 특히 유튜브의 약진이 두르러진다.

낮은 신뢰도 사회통합 위해 꼭 필요

▲ 한국언론진흥재단이 4일 저널리즘 연속토론회를 열었다. 첫 토론 주제는 ‘언론 신뢰도 꼴찌, 탈출할 길은 없나’였다.  사진=이정호 기자
▲ 한국언론진흥재단이 4일 저널리즘 연속토론회를 열었다. 첫 토론 주제는 ‘언론 신뢰도 꼴찌, 탈출할 길은 없나’였다. 사진=이정호 기자
김 위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 확산은 세계적 현상이 됐다”고 지적하면서 “억울하게도 언론은 가짜뉴스를 확산시키는 주범으로 오해 받고 있다”고 했다. 언론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기간 동안 시민들은 음지의 다른 정보원을 찾아 나선 결과다. 이 때문에 언론매체의 신뢰도는 더욱 떨어졌다.

김 위원은 “언론매체 이용률 급감 때문에 언론 신뢰가 낮아졌고, 동시에 언론 신뢰도가 낮아서 언론매체 이용률이 떨어졌다는 반대의 논리도 가능하다”며 “둘은 통계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상호관계를 가진다”고 했다.

언론재단 수용자 조사에서 나타난 특징 중 하나는 종이신문의 신뢰도가 분석 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전체 응답자의 신뢰도에서 종이신문은 58.5%를 차지했지만 종이신문을 이용하는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한 신뢰도에선 70.7%로 큰 차이를 보였다. 김 위원은 “신뢰도 측정에서 어떤 방식을 택할지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종이신문 신뢰도, 분석 방식에 따라 들쑥날쑥

신뢰도 연구에서 희소식도 있었다. 세계적으로 플랫폼 신뢰도는 낮아지고 저널리즘 신뢰도는 높아지고 있다. 허위정보 유통 등으로 인해 소셜미디어 등 플랫폼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언론매체의 신뢰도가 소폭이나마 반등했다. 김 위원은 “그러나 불행히도 이런 세계적 현상이 우리 언론에 반영될지 낙관할 근거는 아직 없다”고 했다. 다만 언론재단의 뉴스 미디어 유형별 신뢰도 추이에서 2016년에 비해 2017년 뉴스 미디어 신뢰도가 소폭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소셜미디어는 소폭 하락했다.

김 위원은 “언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첫걸음은 이용자가 누구인지 파악해 이들이 필요로 하는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라고 결론 내렸다. 언론재단은 이날 토론에 이어 11일과 18일에도 연속 토론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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