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간 공직자윤리법 심사대상인 퇴직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이직한 재벌그룹은 삼성그룹이었다. 47명이 취업한 삼성전자와 삼성경제연구소가 최다 취업 계열사로 나타났다. ‘노조파괴’ 수사를 받은 삼성전자서비스 취업자 12명은 모두 경찰 출신이었다.

이정미 의원실(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 인사혁신처로부터 ‘2008~2018년 퇴직공무원 취업심사 현황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취업건수는 총 요청건 3560건 중 취업제한에 걸린 456건을 제외한 3104건이었다. 이 중 181건이 삼성그룹 계열사 취업건이었다.

▲ 삼성 깃발. 사진=민중의소리
▲ 삼성 깃발. 사진=민중의소리

이정미 의원실은 “노조파괴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삼성전자 및 삼성경제연구소에 47명이 취업해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서비스에는 12명이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삼성전자서비스에 재취업한 12명은 모두 경찰 출신이고 이들 모두 삼성그룹에 노조가 설립된 2012년부터 최근 6년간 집중 채용됐다”고 밝혔다.

퇴직공무원의 삼성행은 대부분의 정부 부처 및 소관 청에서 확인됐다. 경찰청이 63건으로 가장 높았고 국방부 32건, 검찰청‧감사원 각 10건, 외교부 9건, 국세청 8건 순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삼성 이직 건수가 0이었다.

총 취업건수가 30건 넘는 곳 중 취업 승인율이 높은 순은 기획재정부, 국가정보원, 대통령실(경호실‧비서실 등)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34명 중 34명 전원이 취업해 100% 승인율을 보였고 국가정보원은 93명 중 92명이 취업해 99%을 기록했다. 대통령실은 73명 중 71명이 승인돼 승인율 97%를 넘겼다. 마찬가지로 97%를 기록한 금융위원회는 30명 중 29명이 승인받았다.

재벌그룹별로 퇴직공무원 재취업 수가 높은 순은 삼성그룹(181건), 현대그룹(130건), 한화그룹(67건), 롯데그룹(49건), SK그룹(47건) 등으로 나타났다. 최다 취업업종은 약 200여 명이 취업 승인을 받은 건설업이었다.

국내 로펌 중 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김&장법률사무소엔 퇴직공무원 25명이 취업했다. 경찰청 출신이 7명으로 가장 높았고 외교부 출신 3명, 산업통산자원부 및 대통령실 출신 각 3명, 법무부 출신 2명 등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검찰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고용노동부 출신 공무원도 각 1건씩 확인됐다.

이정미 의원실 분석결과 고용노동부 취업심사건 23건 중 삼성그룹 취업 승인 건수는 4건, 취업자는 3명이었다. 황우찬 삼성전자 상무가 삼성경제연구소로 취업 후 삼성전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취업심사를 두 번 요청했다. 이 의원실은 황 상무가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근로감독시 노동부 고위관료와 연락을 취했던 인사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퇴직공무원의 재취업은 공직자윤리법이 정한 제한 규정을 반영해 사회발전과 개인의 능력을 발휘하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특정업체 이직 쏠림현상은 공무원 재직시 해당 기업의 눈치를 보게되는 역기능이 나타나는 것 또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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