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장병들이 차별 없이 존중받고 진정으로 국가와 군을 자랑스러워할 때 용기와 헌신을 갖춘 군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 행사에서 “국민과 함께 하는 군대가 가장 강한 군대이며 강한 군을 만드는 핵심은 장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 군은 국민의 딸과 아들을 귀하게 여기는 군대가 되어야 한다. 전력에서도 최고가 되어야 하며 민주주의에서도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공정한 군대, 소통하는 군대로 복무환경을 개선하고, 군 생활이 사회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군 복무기간에 따른 맞춤형 취업을 지원하겠다. 경찰관, 해경, 소방관 등에 제대군인 채용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군 의료지원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군의 육아여건을 보장하기 위한 공동육아나눔터, 군 어린이집도 늘려나갈 것이다. 남녀 군인들 간의 차별해소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이 국군의날 행사에서 강한 병력으로서의 군대와 전략 무기 등을 강조해온 것과 사뭇 다르다. 특히 장병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이번 국군의날 행사가 국군을 주체로 한 위로의 자리임을 분명히 했다.

애국가 제창도 유공 장병과 가족들이 선도했다. 최전방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있는 특급전사 육군 백승림 중위와 부친 백금현 씨, 전방 해역 여성지휘관으로서 탁월한 지휘력을 선보이고 있는 해군 이서연 대위와 가족, ‘17년 공군 탑건으로 선정된 공군 최고의 조종사 공군 김상원 소령과 가족, 해병대 최초의 여군 부사관으로 임관한 해병대 최초 여군교관 해병대 이지애 상사와 모친 임송남 씨, 미국 시민권자로 공군에 자원입대해 항공기 정비병으로 임무수행 중인 우수장병 공군 문현우 일병과 모친 조윤수씨 등이다.

문 대통령은 역대 최초로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국군의날 행사가 열린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 서있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기억하라’는 경구가 이 광장에 새겨져 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전쟁의 참혹함을 기억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평화가 더욱 절실하다. 우리 국군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우리는 평화를 향해 단 한발자국도 전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이번 기념식은 국군의 날 행사 최초로 국군·유엔 참전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장소인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개최해 강하고 든든한 국군의 힘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겠다는 평화 수호의지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남과 북의 전쟁종식과 한반도 평화를 천명했다. 15만 평양시민들 앞에서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 평화의 한반도를 약속했다”며 “그러나 단번에 평화가 오지는 않는다. 평화는 우리의 힘이 바탕이 될 때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 군이 한반도 평화의 맨 앞자리에 서야 할 때이다. 힘을 통한 평화는 군의 사명이며, 평화시대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강한 군대”라고 강조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15번에 걸쳐 평화를 언급했다.

▲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70주년 국군의날 경축연 행사 모습. 사진=청와대
▲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70주년 국군의날 경축연 행사 모습. 사진=청와대

이날 기념식은 특별히 축하무대도 마련됐다. 제주소년 오연준 군은 21개국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하는 취지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고, 가수 싸이도 무대에 올랐다. 기존 국군의날 기념 행사에선 없었던 내용이다. 대중가수가 국군의날 행사에 참가한 것도 처음이다.

청와대는 “이번 기념식은 과거와 달리 현역장병들의 동원을 최소화하고 국군장병과 참전용사들이 국군의 날 주인공으로서 국민들로부터 축하와 격려를 받는 자리로 마련함. K-POP 스타의 축하공연도 이어짐”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는 국방부 장관, 육․해․공군 참모총장, 한미연합사령관 및 부사령관, 그리고 군 주요지휘관, 유공장병, 국군․UN참전용사 및 일반시민 등 3,500여명이 참석했다. 역대 최초로 국군의날 기념 행사는 오전이 아닌 저녁에 진행되고 생중계됐다.

청와대는 “지상파 방송3사를 포함한 여러 채널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함으로써 국군장병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격려할 수 있었다는 의미가 있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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