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추석연휴기간 올린 페이스북 글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꼭 명절이 아니더라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사이에도 요즘 누구 만나니, 결혼은 안하니, 요즘 회사 잘 다니니, 애는 안 낳니 등등은 종종 물어보는 주제”라며 “그런데 1년에 한두번 만나기도 어려운 친척들이 궁금해서 물어볼 수도 있는 걸 궁금해도 안물어보는 것이 사회적으로 ‘예의’인 것처럼 만들어 가고 있다. 나는 오히려 그런 문화가 불편하다. 오랜만에 만나면 좀 물어볼 수도 있지”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에 반응은 뜨거웠다. “언제 당선되시나요”, “언제 정계은퇴 하시네요”, “언제 여당 되실래요”, “박근혜 면회 갔다 왔나요”, “바른미래당 재정상태가 어떤가요”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명절 때 아무렇지 않게 하는 질문들이 당사자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준석 최고위원의 상황에 대한 질문을 통해 꼬집는 내용이다.

명절 때마다 일상적인 질문이라고 묻는 결혼, 출산, 취업 등의 내용이 당사자에게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고, 세대 갈등으로도 확산될 수 있어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데 이 최고위원의 주장은 불에 기름을 얹은 꼴이 된 셈이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에 공감하는 의견도 있지만 누리꾼들은 이 최고위원이 보편적인 사회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비난하는 모습이다.

한 누리꾼이 “말씀하신 질문들이 평소에도 하면 실례인 질문”이라고 지적하자 이에 공감하는 댓글들이 연이어 달렸다. 다른 누리꾼은 “단순한 애정과 관심으로 현 상태를 물어볼 수는 있으나 이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려하고 본인의 사상을 강요하려드니 문제”라고 지적했다.

“돈 안주실거면 잔소리는 사양할게요”라며 쓰여진 ‘추석 잔소리 메뉴판’도 올라왔다. “너 반에서 몇등하니?”, “대학은 어디 갈 거니?”, “취업은 도대체 언제 하는거니?”, “그 회사 비전은 있나?”, “남자친구/여자친구는 있니?” 등이 메뉴판에 올라온 질문들이다.

▲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내용.
▲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내용.

이##는 “언제쯤 당선되시나요?”라는 질문을 댓글로 달았다. 낙선의 경험이 있는 이준석 최고위원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인데 명절 때 나오는 일상적인 질문 역시 당사자에게 아픔이 될 수 있다고 꼬집는 질문이다.

김##는 “우리 준석씨는 친척들한테 몇년째 아이고 준석아 노원구 선거 어찌됐노 내지는 낙선 됬다는데도 국회의원하기 힘들지? 라고 만날때마다 듣는다면 한편으론 우리들처럼 같은 감정 느끼고 페북에 이런글 못올릴텐데 왜 그걸 모르는지?”라고 썼다.

Ra#######는 “명절질문 예시”라며 “두번이나 낙선했으면 그만 두고 다른거 해야하는거 아니니?”, “아니 그럼 당이라도 좋은데 가보지 그러니, 옆집 진씨네 아들은 여기저기 다니면서도 잘만 당선되는데, 너도 이제 낼모레 마흔이다 마흔. 어머니 생각도 해야지”라고 적었다.

조##는 “친한주위사람한테도 애기 안가지냐 결혼안하냐 이런말 안합니다만;; 어련히 알아서 하겠죠 뭐라도 해주고 그런 얘기하던지 인사라고 툭던지는말이 다수의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싫어하니 저런 문화가 생기는거 아닙니까”라고 되물었다.

유##은 “근데 상대방이 조언을 구하기 전에 민감한 질문을 하지 않는 건 진짜 문명인의 기본적 예의 아닌가”라며 “오래 만난 친구사이에도 저런 질문과 오지랖은 실례라는 걸 왜 이해 못할까”라고 지적했다.

반면 황##는 “세상 아무리 각박하고 까칠하지만 가까운 친인척의 인삿말이라 너그럽게 이해하고 삽시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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