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큰 CJENM의 스튜디오드래곤도 ‘턴키계약’ 안 하겠다는데...”

탁종렬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한빛센터) 소장의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외주제작 불공정관행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부터 드라마제작현장 근로실태조사를 실시했고 조만간 결과를 발표한다. 그러나 현장의 노력으로 개선된 환경을 후퇴시키는 결론이 예상된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한빛센터,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1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에 우려를 표명하고 ‘턴키계약 근절’을 촉구했다. 고용노동부가 노동환경을 개선하면서 방송사·제작사와 턴키계약을 맺은 감독급 스태프를 사용자로 보고 이들에게 장시간 노동 등에 책임을 물어 주의조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은 1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에 우려를 표명하고 ‘턴키계약 근절’을 촉구했다.
▲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은 1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에 우려를 표명하고 ‘턴키계약 근절’을 촉구했다.

방송사나 제작사가 드라마를 만들 때 조명·녹음 등 장비팀의 경우 감독급과 통째로 도급계약을 맺는다. 이때 감독급에게만 제작비를 지급하고, 감독이 나머지 스태프들을 관리하고 급여를 지급하는데 이 방식을 ‘턴키’라고 한다. 턴키 방식은 근로시간과 개인당 인건비를 분명하게 명시하지 않고 방송사, 제작사의 책임을 외주 감독급에게 떠넘겨 비판 받아왔다.

추혜선 의원은 “불공정한 계약으로 피해 받는 방송스태프 노동자들을 사용자로 둔갑시켰다”며 “고용노동부가 발표해야 할 결과는 감독들에게 ‘주의조치’할 게 아니라 스태프들의 실제 사용자인 방송사·제작사에 ‘주의조치’와 일방적인 턴키계약 근절 요구”라고 했다.

탁종렬 한빛센터 소장은 “최근 CJENM의 스튜디오드래곤을 만났고 앞으로 제작하는 모든 드라마에 턴키계약을 없애고 스태프들과 개별계약키로 했다”며 “그런데 노동부가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발표하면 민간제작사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턴키계약은 계약서에 근로시간을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장시간 노동’을 방치하는 문제도 있다. 임강순 조명감독은 “턴키계약은 제작비 절감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조명팀은 바라지도 않는 턴키계약 방식의 불공정 계약에 묶여 하루 20시간 가까운 장시간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턴키계약 근절 및 노동인권보장을 위한 조명감독 스태프 비상대책위원회’ 등 기자회견 참여 단체들은 △고용노동부에 턴키계약 감독 사용자성 판단 철회△방송사와 외주제작사에 턴키계약 근절 및 감독, 조수 스태프 등 노동자에 개별 근로계약서 체결 △정부에 방송드라마 제작현장의 턴키계약, 개인 도급계약 근절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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