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해 방북한 여야 3당 대표들이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을 바람맞혔다는 18일 조선일보 온라인 기사가 삭제됐다. 조선일보는 19일 오전 관련 내용을 지면 기사로 다시 올리긴 했지만 3당(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 대표들의 불참 이유에 대한 추정 내용은 다소 수정됐다.

조선일보는 18일 오후 7시22분(7시28분 수정) 노출한 “북측 대표단 바람맞힌 여야 3당대표...북측 ‘이런 경우 어딨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에 포함돼 18일 방북한 여야 3당 대표들이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면담하기로 한 장소에 일방적으로 나오지 않아 면담 일정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이 왜 불참했는지는 북측이나 남측 취재진에게 별도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며 “일각에선 ‘3당 대표들이 북측 면담자의 직급이 낮은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 조선일보 9월19일자 5면.
▲ 조선일보 9월19일자 5면.
그런데 현재 변지희 기자가 쓴 이 기사는 온라인에서 삭제된 상태다. 대신 조선일보는 최연진 기자가 19일 오전 3시01분 “여야 3당 대표들, 안동춘 면담장 안나와”라는 기사를 온라인에 올리고 지면에도 실었다. ‘일각에서 북측 면담자 직급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내용은 “정치권에선 ‘3당 대표들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길 기대했는데, 그보다 ‘급’이 낮은 인사들과 면담이 잡히자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로 수정됐다.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평양 고려호텔의 프레스센터발로 “3당 정당 대표는 오전 10시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원래 이해찬 민주당·정동영 민주평화당·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8일 오후 3시30분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과 리금철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 부위원장, 림룡철 조국통일위원회 민주주의전선 중앙위 서기국 부국장을 만날 예정이었다. 김영남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45분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정부수행단 6명과 만났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여야 3당 대표들이 지난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러 이동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여야 3당 대표들이 지난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러 이동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조선일보 보도대로 안동춘 부의장보다 ‘급’이 높은 김영남 위원장을 만나는 것으로 면담 대상과 일정이 재조정되긴 했으나 ‘3당 대표들이 북측 면담자의 직급이 낮은 데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사실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3당 대표 방북엔 국회 수행 보좌진이 동행하지 않아 청와대에서 수행을 담당했는데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침 브리핑에서 “정당 대표들의 일정은 직접 확인해드리기 어렵고, 북측에서 무언가 추가적인 이야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만 답했다.

앞서 17일 이해찬 대표는 방북 전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김영남 위원장과 같은 분들을 이번에 가서 만나서 비핵화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자 한다”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중요한 남북관계 개선이라고 보고, 특히 서해수역이라던가 DMZ(비무장지대)에서의 각종 예방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19일 “남북 간의 문제는 최고지도자의 결단으로 통 크게 합의를 통해 풀어야 할 사안들도 있지만, 국민을 대변하는 대의기관 간의 수시접촉을 통해 더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켜나갈 수 있다”며 “오늘 만남에서 구체적인 결실을 맺어서 조만간 남북국회회담이 서울과 평양에서 개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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