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파격적인 환대 속에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시작된 18일 여러 신문이 취재 각축전을 벌였다. 우리측 여야 3당 대표가 북한 최고인민회의 인사들과 만날 장소에 나타나지 않아 면담이 불발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 한국일보 11면
▲ 한국일보 11면

우리측 정당대표의 노쇼 사실을 가장 크게 보도한 언론은 중앙일보였다. 중앙일보는 19일자 10면 머리기사로 이 사실을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이해찬·정동영·이정미 일정 착오…북 대표단 50분 바람맞아’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일정 착오의 이유를 “일정 혼선이 생긴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썼다.

파격 속에 ‘정당대표 노쇼’ 조선일보 튀는 보도

▲ 위는 중앙일보 10면, 아래는 한국일보 4면
▲ 위는 중앙일보 10면, 아래는 한국일보 4면

한국일보도 같은 내용을 4면에 ‘3당 대표-안동춘 약속된 회담 불발…이해찬, 일정 착오 재조정’이란 제목의 4단기사로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일정 착오의 이유를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정도로 보도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남달랐다. 조선일보는 19일자 5면에 ‘여야 3당 대표들 안동춘 면담장 안 나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치권에선 3당 대표들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길 기대했는데, 그보다 ‘급’이 낮은 인사들과 면담이 잡히자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5면
▲ 조선일보 5면

다른 신문들은 ‘노쇼’의 이유가 알려지지 않았다거나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추측 정도에 그쳤지만, 조선일보는 우리측 정당 대표가 북한 면담자의 격이 낮아 불만을 표출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정치권’이란 비공개 출처를 달아 추측을 뛰어넘었다. 동아일보는 19일자 지면이 관련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기자들 반응 경향신문 ‘차분’, 조선일보 ‘무감흥’

▲ 경향신문 10면
▲ 경향신문 10면
▲ 조선일보 6면
▲ 조선일보 6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엔 5천여명의 내외신 기자가 등록해 열띤 취재 열기를 보여줬다. 경향신문은 19일자 10면에 ‘환호 대신 휴대폰 찰칵 소리…기자들 판문점회담 때보다 차분’이란 제목으로 DDP 프레스센터 표정을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지난 4월27일 1차 정상회담 때 내외신 취재기자들이 박수를 치거나 환호한 반면 이번에 차분하게 지켜봤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일부 기자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역사적인 평양의 가을을 지켜봤다”고 보도했다. 19일자 대부분의 조간신문이 경향신문과 비슷한 논조로 내외신 기자들의 반응을 담았다.

반면 조선일보는 같은 내용을 6면에 ‘박수·환호 사라진 DDP 프레스센터’란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양 정상이 포옹을 하는 순간에도 박수나 환호는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나아가 조선일보는 외신 기자들 사이에선 “짜놓은 각본 같아 별 감흥이 없었다”, “매스게임(집단체조) 같은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비핵화 성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의 ‘차분’과 조선일보의 ‘무감흥’은 상당한 거리가 있다.

동아일보 ‘김현미와 길게 인사한 김정은’

동아일보는 19일자 6면에 ‘철도 장관 김현미와 길게 인사한 김정은’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소개로 우리측 공식 수행원들과 인사하면서 “여섯 번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가장 길게 인사”한 것에 주목했다.

동아일보는 문 대통령의 소개에 김정은 위원장도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반가움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북한이 철도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청와대는 이번 방북단에 김현미 장관과 함께 오영식 코레일 사장도 포함시켰다. 동아일보는 “우리 측 경제인을 만난 리용남 내각 부총리는 북남 관계 중에서 철도 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제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오 사장이) 앞으로 1년에 몇 번씩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6면
▲ 동아일보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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