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하나줄이기’ 6주년을 맞은 서울시가 토론회를 열어 에너지정책 홍보전략을 고민했다.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회는 18일 오후 서울 서소문로 환경재단에서 서울에너지포럼을 열었다. 실행위원과 홍보 컨설팅 전문가 등 참가자들은 정책홍보와 시민참여 유도를 놓고 의견을 모았다.

‘원전하나줄이기’는 서울시가 2012년부터 추진해온 에너지 관련 종합대책이다. 서울시는 원전 1기가 생산하는 전력량(200만 TOE‧석유환산톤)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로 △태양광 발전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확대 △건물 에너지 효율화 △에너지 절약문화 확산 등의 사업을 실시해왔다.

시는 2014년 ‘에너지살림도시,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시즌2 사업을 시작해 △그린 리모델링 △미니태양광 설치 지원 △저소득층 건축물 단열지원 등을 중점 추진해왔다. 2020년까지 전력자립률을 20%로 올리고 온실가스를 1000만톤 줄이겠다는 목표다.

▲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회는 18일 원전하나줄이기 정책 소통전략을 주제로 제4차 서울에너지포럼을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회는 18일 원전하나줄이기 정책 소통전략을 주제로 4차 서울에너지포럼을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참가자들은 서울시 정책홍보 성공이 에너지 담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최원형 원전하나줄이기 교육시민소통분과 위원은 “올해 기록적인 폭염 속에 누진제만 쟁점이 돼 안타까웠다”고 했다. 최 위원은 “올 여름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으로 시민과 소통했으면 사회적 관심사가 에너지 효율화와 절약 쪽으로 갔을 것”이라고 했다. 김영희 위원장은 “본래 원전하나줄이기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10대 정책의 앞부분에 명실상부하게 자리했지만 시즌2에 접어들며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게 없다”고 했다.

‘정책은 있지만 알릴 전략이 없다’는 게 참가자들의 중론이었다. 시는 미니태양광 설치, 에너지컨설팅 등 시민에게 혜택을 주는 사업을 여럿 있지만 정작 시민에게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는 고민이 부족했다. 류왕보 위원(베티카 주식회사 대표)은 “‘원전하나줄이기’라는 궁극적 메시지를 현실과 이을 세밀함이 없다”고 말했다. 강준구 트로피마케팅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정책홍보가 참여 유도보다 치적 알리기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홈페이지 갈무리
▲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홈페이지 갈무리

전문가들은 텍스트에서 상징으로, 치적홍보에서 참여유도로 정책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했다. 강준구 대표는 “일본에선 2011년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100% 태양열로 조명과 음향을 만들어 공원 락페스티벌을 열었다”며 “한강에서 바로 생산한 전기로 오픈 영화관람이나 버스킹콘서트를 개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 대표는 원전하나줄이기와 에너지살림도시, 2022년을 염두에 둔 ‘태양의 도시’ 으로 나뉜 이름도 통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류왕보 위원은 “제대로 소통전략을 구사하려면 무엇보다 사업 중요성에 걸맞은 자원과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날 토론에 참가한 김연지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과장은 이날 “서울시는 4개 분야에서 23개 과제, 88개 단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원전하나줄이기는 시의 정책을 총망라한 브랜드 이름”이라며 “시민들과 쉬운 사업명칭으로 만나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김 과장은 “오늘 나온 제언 가운데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을 즉각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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