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http://change2020.org/) 에서 카드뉴스를 미디어오늘에 보내왔습니다. 바꿈은 사회진보의제들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고 시민단체들 사이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2015년 7월에 만들어진 시민단체입니다.

18일부터 20일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된 이슈가 부상하고 있다. 남북연락사무소가 14일 개소된 가운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제재가 완화되면 남북경협의 상징과 같은 개성공단이 재개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개성공단에 대한 20대들의 생각은 어떨까? 평창올림픽 단일팀, 북핵문제 해법 등이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통일·안보 분야에 대한 20대의 생각이 보수화 되어간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는 어떨까. 지난 8월 27일 개성공단 재개 찬성 패널(서형진, 박아람)과 반대 패널(홍순기, 이선정)을 각각 2명씩 만나보았다.  

20대, 개성공단을 어떻게 생각할까?

▲ 토론중인 이선정, 박아람님 토론중인 이선정, 박아람님. 사진=홍명근
▲ 토론중인 이선정, 박아람님 토론중인 이선정, 박아람님. 사진=홍명근

서형진(찬성) : 개성공단의 긍정적 효과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 번째는 개성공단이 가지고 있는 높은 생산성, 좋은 입지, 양질의 노동력, 임금효용성 등이 주는 경제적 효과입니다. 두 번째 긍정적 효과는 개성공단을 통해 남북이 상호 이질감을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교류를 매개로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화해와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박아람(찬성) :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취업하는게 목표였는데 개성공단 자체가 폐쇄되었어요. 개성공단이 통일이라는 대의를 위해 너무 크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저처럼, 어느 누군가에게는 개인의 희생과 문제로도 볼 수 있어요. 입주기업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고요.

홍순기(반대) : 저는 문재인 정부는 믿어도 북한은 믿지 않습니다. 비핵화와 관련되어 진정성 있고 실효성 있는 조치 없이 말 바꾸기로 일관하고요. 한미 간 군사 훈련도 쓸데없는 트집으로 멈춰있습니다. 북한의 변화 없는 개성공단 재개는 반대합니다.

이선정(반대) :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의 행동이 어느정도 나와야 합니다. 과거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 포기',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규정했던 2005년 9.19 공동성명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잖아요. 또 미국 NBC 뉴스는(2018.7.30.) 복수의 미 정보기관을 인용해 북한이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을 생산을 복수의 비밀장소에서 늘린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으며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같은 날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 평양 인근 산음동 연구 시설에서 액체연료 사용 ICBM 1~2기가 제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해요.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경제개발을 돕거나, 철도, 도로 연결 등 퍼주기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은 무척 우려되는 부분이에요.

북핵폐기를 하고 개성공단을 재개하나, 개성공단 재개를 통해 북핵을 폐기하나

▲ 토론중인 이선정, 박아람님 토론중인 이선정, 박아람님. 사진=홍명근
▲ 토론중인 이선정, 박아람님 토론중인 이선정, 박아람님. 사진=홍명근

서형진 : 북핵 폐기는 필요하지만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등 일정 부분 선의를 보이고 있어요. 남북관계도 거기에 맞게 단계적으로 접근하는게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선정 : 그렇게 해서는 북핵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지 않았나요? 그래서 나온 게 '빅딜론'이잖아요. 즉 과거 북한이 남북 간의 비핵화 합의를 이행해 오지 않았고, 이런 상황 속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 첫 임기 내 비핵화과정을 이루려면 핵 신고와 종전선언의 맞교환을 넘어서는 획기적인 '빅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죠. 북한은 핵 실험장을 폐쇄하자마자 또 다시 금강산, 개성공단 재개 등을 요구하고 있어요. 핵실험장과 미사일엔진시험장 등을 하나씩 없애면서 그때마다 하나씩 요구하면 과거 실패했던 합의 과정과 다를 것이 없잖아요.

서형진 : 무수한 단계를 밟는 것이 왜 나쁜가요? 평화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가야합니다. 북한 입장에서 핵을 전부 없애고 협상 하자는 것에는 동조하기 힘들 것 같아요. 

홍순기 : 개성공단 이익이 북한의 체제유지와 김정은 정권의 세금으로 가는데 그걸 용납할 수 있나요?

박아람 :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중국과 무역하면 중국의 동북공정 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봐야하나요? 또는 일본과 경제 협력하면 독도를 일본땅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건가요? 이처럼 개성공단을 재개한다고 북한 정권을 무조건 돕는다고 볼 수 없지 않을까요?   

홍순기 : 개성공단이 북한 경제에 그렇게 미비하다면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까요? 북한은 작은 시장에 불과하고 제대로 된 사기업도 없는데 개성공단이 북한에 자본주의를 전파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나요.

▲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개성공단 일대가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개성공단 일대가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박아람 : 개성공단 자체가 사람들의 의식에서 자본주의가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구조에요. 우리는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만 북한은 그런게 없잖아요? 예를 하나로 들자면 우리에게 초코파이는 간식에 불과하지만 개성공단 내의 북한사람들에게 초코파이는 일을 더 잘하라고 돈 대신 주는 성과급의 개념이에요. 게다가 그 초코파이를 가지고 시장에 내다팔기 때문에 개성공단에서 나눠주는 초코파이는 시장화를 표면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에요. 

이선정 : 초코파이 효과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게다가 개성공단 노동자들은 다시 사상교육을 한다는데 차라리 와아파이를 개방하면 모를까 개성공단이 북한 시장화에 주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요.  박아람 : 맞아요 인터넷을 열려면 결국 3통(통행,통신,통관)문제가 해결되어야 해요. 개성공단이 있을때는 3통 문제를 가지고 남북이 이야기라도 했었어요. 북한에 와이파이가 되게 하려면 오히려 개성공단과 같은 접촉지대를 유지해야죠. 

북한을 정상국가로 볼 것인가?

▲ 토론중인 홍순기, 서형진님 토론중인 홍순기, 서형진님. 사진=홍명근
▲ 토론중인 홍순기, 서형진님 토론중인 홍순기, 서형진님. 사진=홍명근

이선정 : 개성공단을 보고 정경분리를 말씀하는데 남북관계에 정경분리는 불가능해요. 북한이 자유시장경제도 아니고 개성공단과 관련된 법이 있지만 북한이 그 법도 자기 마음대로 엎어 버릴 국가라고봐요.

서형진 : 북한의 특수한 상황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가면 남북관계는 결코 발전 할 수 없습니다. 우리 헌법에서 보면 북한은 미수복지역이에요. 그렇다면 북한 주민 역시 우리나라 사람이고 국가 국민들의 상호발전과 공생을 위해서는 남북 모두의 발전을 야기하는 개성공단이 필요해요.

홍순기 : 헌법적 가치에 부합하기 때문에 개성공단 재개는 안 되죠. 경제는 먹고사는 문제지만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잖아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보다도 이명박 정부 때 대북 송금액이 늘었고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5.24조치를 하면서도 중단시키지 않은 게 개성공단이었어요. 송금액이 약 2배 증가할 정도였음에도 북한은 핵실험을 자행했잖아요. 개성공단 중단은 북한이 자초한 것인데 북한이 행사하는 폭력에는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맞서는 게 답이라고 봐요.  

서형진 : 북한이 합의된 문서를 지키지 못한 것은 사실이죠. 그러나 우리 정부 역시 한미연합훈련, 대북제재와 압박 등으로 북한을 궁지로 몰아넣은 부분도 있습니다. 과거의 잘못에 매몰되어서는 결코 남북관계에 발전적 논의는 이루어질 수 없어요. 대내외적으로 정세가 많이 바뀌고 있고 남북의 지도자는 바뀌었어요. 이제는 한반도의 미래를 생각해서 평화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어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 토론중인 홍순기, 서형진님 토론중인 홍순기, 서형진님. 사진=홍명근
▲ 토론중인 홍순기, 서형진님 토론중인 홍순기, 서형진님. 사진=홍명근

홍순기 :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보여주고 있어요. 협상의 핵심은 주고 받기인데 문재인 정부는 계속 주려고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안보의 핵심인 한미 3대 연합훈련의 잠정 중단 및 연기 등처럼 말이죠.

이선정 : 또 북한 입장에서 많이 받아갔죠.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이미 핵실험이 불가능한 실험장을 보여주기식으로 폐쇄한거라고 봐요. 그런데 우리는 대북확성기마저 폐기했잖아요. 도대체 북한이 우리에게 준 건 뭐죠? 

서형진 : 핵실험장 폐쇄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국제적인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해요. 각자의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남북관계에 대해 무조건 북한의 변화만을 바라는게 능사는 아니라고 봅니다. 북한은 분명 이전과 달라지고 있고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북한을 회유할 일이라고 봐요. 즉 한반도 주변 상황이 변화고 있는 지금이말로 개성공단 재개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유일한 기회일지도 몰라요. 

홍순기 : 지금밖에 기회가 없다는 건 북한 입장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기회를 만들게 하는 입장이지 끌려 다니는 입장이 되어선 안 된다고 봐요. 지금 남북관계가 악화된 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책임이기 때문에 핵심적인 문제인 북핵문제를 반드시 협상 테이블로 끌고 가야합니다.

서형진 : 저는 개성공단이 가지는 화해와 평화의 의미와 상징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봐요. 남북교류협력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통일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만이라도 서로 공유하는게 필요하다고 봐요. 우리 사회에도 이를 통해 레드 콤플렉스와 같이 분단체제가 가지는 폭력성을 제거하고 해결해 나아갈 수 있다고 봐요, 물론 그 과정이 지난하고 힘들겠지만 하나씩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박아람 : 통일을 하나의 결과로 본다면 개성공단은 그 과정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문제의 출발점인 분단은 외세의 개입 속에 우리가 자주적인 힘을 가지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라고 봅니다. 이제는 남북이 주체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봐요.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면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있어요. 개성공단 재개는 남북관계를 자주적으로 이끌 좋은 기제가 될 거에요.

이선정 :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경제협력을 통해 남북 간의 긴장완화와 북핵폐기로 이어지는 로드맵에는 동의 할 수가 없어요. 북한 체계가 가진 한계라고 봐요. 과거와 같은 북핵문제의 단계적 접근은 결코 북핵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고 봐요. 개성공단 재개도 우리보다는 북한의 아쉬움이 더 클 것이라고 봐요. 하지만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북한의 안보적 위협이 해소된다면 궁극적으로 개성공단은 재개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당신의 선택은?

▲ 남북정상회담 합의회의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개선, 당신의 선택은?”
▲ 남북정상회담 합의회의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개선, 당신의 선택은?”

이처럼 개성공단을 둘러싼 20대 양 패널은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선명한 쟁점과 더불어 일정 부분 합의 지점을 보이기도 했다.이에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20일(목) 오후 7시 상상캔버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개선, 당신의 선택은?" 이라는 주제로 남북정상회담 합의회의를 열었다. 이를 통해 2030세대의 통일인식과 쟁점을 분명히 해 이를 이슈로 부각시키고, 상호 합의지점을 만들어 미래 통일담론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자세히보기 : http://bit.ly/합의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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