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사장 한용길)가 CBS 사장 선출 절차 관련 정관을 개정했다. CBS 재단이사회(이사장 안영진)는 지난 14일 사장 4년 단임제 도입·사장 후보 선거 운동기간 설정과 금권방지 윤리규정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관개혁안을 통과시켰다.

CBS 사장은 사실상 재단이사회에서 선출해왔다. 재단이사 중 4명, 직원대표 2명, 외부 인사 1명 등 7명으로 구성한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1차로 일부 사장 후보를 거르고 이사회에서 최종 선출했다. 사장 출마자는 12월초에 CBS를 퇴사하고 다음해 4월말~5월초에 있는 사장 공모에 지원해 6월부터 3년 임기를 시작했다.

▲ CBS 로고
▲ CBS 로고

지금까지 사장은 연임이 가능했다. 선출 직후 연임을 위해 재단이사들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실적이 없더라도 재단이사들에게 인정받을 경우 사실상 임기가 6년이 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금권선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CBS가 자본·정치권력에서 자유로운 언론사로 평가받지만 교계권력에선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정관개정에 따라 CBS 사장은 4년 단임제가 된다. 사장과 재단이사의 유착을 막기 위한 방안이다. 사장에 나설 경우 후보자는 퇴사 이후 반년의 공백이 발생한다. 자연스럽게 경쟁이 과열될 수밖에 없다. 정관을 개정해 ‘사장 선거일 2개월 전 퇴직’을 명시했다. 사장 후보 선거운동기간을 설정하고 금권 선거를 금지하는 윤리규정도 도입했다. 또한 사장 후보가 이사를 개별 접촉하는 걸 막고, 이사가 사장 후보 교회에 다닐 경우 사장추천위원회에서 배제하는 규정도 도입했다.

▲ 서울 목동에 위치한 CBS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 서울 목동에 위치한 CBS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CBS 재단이사 구성은 기존대로 한국 기독교 각 교단의 추천을 받은 이들로 구성한다. 11개 교단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에서 최소 1명씩 이사를 추천하는데 교세 등을 고려해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에서 4명,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3명,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 2명 등을 보내 총 18명의 이사로 구성한다. 노조의 반대로 실제론 공석이었지만 일정 금액을 내고 들어오는 ‘경영이사’도 2명 있었으나 경영이사의 경우 이번에 정관에서 폐지했다.

CBS의 정관개정은 이번이 두 번째다. CBS 노조가 2000년대 초반 파업투쟁한 이후 2003년 1차 정관개정이 있었다. 당시 재단 이사회를 상대로 한 투쟁과 비교하면 이번 정관개정은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했다. 적폐청산 등 시대흐름과 맞닿았고 노조가 지난해 말 비리문제로 비판받던 이사장 퇴진 투쟁에 성공해 CBS 개혁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정관개정을 가능하게 했다.

이진성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장은 지난 1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번 정관개정으로 사장선출 구조를 합리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 개혁과 직원 추천 이사제·사추위 직원 수 확대 등 근본 개혁 현안이 남았다”며 “교계권력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개혁을 중단 없이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CBS 구성원들의 사장·이사회 견제 장치나 이사회 개혁은 이번 정관개정에 포함하지 않았다. 외부 인사를 빼면 4:2(재단이사:직원대표)인 사추위를 동수로 하는 안, 직원들이 추천하는 전문이사 도입, 재단이사의 자격과 연임 제한(현재는 연임제한 규정 없음), 특정교단의 이사추천 가중치 제한 등은 CBS 노조의 장기 과제로 남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