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포함해 장차관 인사들이 보유한 강남일대 아파트의 시세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고 “부동산 재테크의 달인들이다. 부동산 떳다방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비난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발표 하루 전날 12일 부동산 대책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나왔다.

김 대표는 “(지난해)8·2 부동산 대책 이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24억5000만원 아파트는 4억5000만원이 올랐고, 김현철 경제보좌관의 강남 대치동 아파트도 5억8000만원,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의 대치동 아파트도 7억원,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의 압구정 아파트도 6억6500만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의 개포동 아파트도 4억9000만원, 김상곤 교육부총리의 대치동 아파트도 4억7000만원이 각각 올랐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집값 상승을 불러일으켜 실패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면서 동시에 정부 인사들이 소유한 아파트 값이 상승하면서 이득을 봤기에 ‘이중적’이라는 비난이다. 부동산 대책 하루 전날 나온 발언이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신뢰할 수 없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공개한 자료는 강남일대 청와대 인사와 장차관 인사들이 보유한 아파트의 시세변동을 바탕으로 했다. 집값 상승폭이 큰 강남일대 아파트를 보유한 정책 결정권자들이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을 리 없다는 비판도 담겼다.

정부는 집값 조정지역의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종합부동산세를 최고 3.2%까지 부과하기로 했다. 1주택 보유자의 종부세 과세대상도 3~6억원 구간을 신설해 0.7% 인상하기로 했다.

공은 정치권으로 넘어왔다. 국회의원들이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입법안에 반영할지 지켜볼 일이다. 그 점에서 입법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들의 주택 소유 여부를 살펴봤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3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고한 국회공직자 재산등록 사항 중 강남3구로 통하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 아파트 보유를 살펴본 결과 상당수 의원(배우자 포함)이 강남일대 아파트를 보유했다.

모두 64명의 의원이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에 아파트를 보유했다. 전체 국회의원(2018년 9월 기준 의원 총수 299명) 중 21.4%가 강남 일대 아파트를 소유한 것이다. 정당별로 자유한국당 33명, 더불어민주당 16명, 바른미래당 9명, 민주평화당 4명, 무소속 2명이었다.

구청별로는 강남구 아파트를 보유한 의원은 34명, 서초구는 23명, 송파구는 8명이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서초구와 송파구에 두개의 아파트를 보유했다. 강 의원은 현재가액으로 4억5600만원의 서초동 삼풍아파트와 2억6850만원의 개포동 주공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의원이 신고한 부동산 가격은 실거래가가 아니다. 최초 재산신고에서 공시가격 등 평가액을 적도록 해 신고 재산의 실체가치는 이보다 훨씬 더 높다.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이 보유한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삼성동 웨스트윙은 현재가액으로 16억9600만원이었다. 박 의원 배우자는 송파구 잠실동에 12억4800만원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같은 아파트다.

▲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일대. 사진=연합뉴스
▲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일대. 사진=연합뉴스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강남구 도곡동에 10억1520만원의 아파트를 보유했다. 홍의락 민주당 의원도 강남구 도곡동에 13억4400만원의 아파트를 보유했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은 강남구 개포동에 6억원의 아파트를 소유했다. 윤영일 민주평화당 의원은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7억9000만원의 은마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강길부 무소속 의원은 서초구 반포동에 13억7600만원의 아파트를 보유 중이다.

이번 정부 대책안에 따르면 ▲3억원 이하(과세표준) 일반 지역 0.5% ▲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 0.6% ▲3억~6억원 0.7%, 0.9% ▲6억~12억원 1.0%, 1.3% ▲20억~50억원 1.4%, 1.8% ▲50억~94억원 2.0%, 2.5% ▲94억원 초과 2.7%, 3.2%의 종부세를 부과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정부 대책안을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고통 받는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선언일 뿐”이라며 “앞으로 주택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 비율까지 높이겠다고 하니 이제는 가만히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중산층에게까지 세금 폭탄은 현실화됐다”(윤영석 수석대변인)고 밝혔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과열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매우 시기적절한 정책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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