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우체국 집배원들이 8일 저녁 5시 서울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인력충원과 꼼수 토요택배 폐지를 요구하며 우정사업본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산하 전국집배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한달에 1명 이상 숨지는 열악한 노동조건이 드러난 이후 지난 1년동안 청와대까지 나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추진단)’을 만들었는데 우정사업본부는 여전히 꼼수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전국집배노조가 8일 저녁 5시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우정사업본부 규탄집회를 열고 토요택배 완전폐지를 요구했다. 사진=이정호 기자
▲ 전국집배노조가 8일 저녁 5시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우정사업본부 규탄집회를 열고 토요택배 완전폐지를 요구했다. 사진=이정호 기자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일자리 창출을 중점 국정과제로 제시했지만 지난해 전국에서 일하다가 혹은 과로로 집에서 자다가 숨지는 집배원들이 지난해 19명에 달했다. 올해도 벌써 집배원만 15명이 숨졌다.

숨진 집배원들은 근무중 교통사고나 뇌출혈, 심근경색이 주를 이룬다. 과도한 업무 때문에 일요일에 출근했다가 숨지기도 했고, 일방적 근무지 변경을 비관해 분신자살하고, 업무중 일어난 교통사고로 입원했는데도 관리자의 출근 종용에 시달리다가 유서를 쓰고 자살하는 등 집배원들의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근무여건을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 전국집배노조가 8일 저녁 5시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우정사업본부 규탄집회를 열어 주40시간 정착을 위한 정규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사진=이정호 기자
▲ 전국집배노조가 8일 저녁 5시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우정사업본부 규탄집회를 열어 주40시간 정착을 위한 정규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사진=이정호 기자

이에 집배노조와 시민사회는 대책위를 구성해 정부에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덕분에 정부는 관계부처와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해 8월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을 구성했다. 추진단은 6개월 운영계획을 세웠지만 기간을 연장에 1년이 넘었다. 우정사업본부는 초기에 추진단의 권고를 성실히 따르겠다고 밝혔다가 추진단이 권고안을 내놓을 시기가 다가오자 결론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추진단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올해만 벌써 집배원을 포함해 우정사업본부 산하에서 18명이 숨졌다. 집배노조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잇딴 과로사를 줄이는 건 정규인력 충원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최승묵 집배노조 위원장은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7월 토요근무 폐지를 발표한 뒤 정규직인 상시집배원을 토요근무에서 빼고 나머지 비정규직들만 토요근무를 돌리고 있어, 근무여건이 더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토요택배는 유지한채 토요근무를 폐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종훈 집배노조 조직국장은 우정사업본부의 꼼수 노동시간 단축 사례를 소개했다. 이종훈 국장은 “우정사업본부가 올초에는 한 주는 월~금요일까지 일하고, 그 다음주는 화~토요일까지 일하는 방식으로 토요택배를 유지하려는 꼼수를 부렸다가, 이제와선 토요택배를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전국집배노조가 8일 저녁 5시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우정사업본부 규탄집회를 열었다.  사진=이정호 기자
▲ 전국집배노조가 8일 저녁 5시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우정사업본부 규탄집회를 열었다. 사진=이정호 기자

집회에 참가한 집배원 임아무개씨는 “정부가 주52시간제를 도입하자 우정사업본부는 주52시간에 억지로 맞추기 위해 최근 배달 나간 집배원들에게 일반통상 수화물은 물론이고 특수 수화물까지 꺾기배달하고 들어오라고 한다”며 “초과근무시간 일괄 적용이나 반려, 조작이 판치고 있다”고 했다.

신정환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지난해 추진단 구성때 청와대까지 나섰고, 우정사업본부는 추진단 권고를 따르겠다고 했는데 지금 와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집배인력 충원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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