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TV가 지난 7월부터 30-59세를 타깃 시청층으로 놓고 시청률 지표를 따로 받아보고 있다. KBS1은 지상파 가운데 가장 높은 평균연령대의 시청층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20~49세가 채널의 경쟁력을 상징하는 지표였다면, 이제는 그 지표가 점차 올라갈 운명이다. 출산율 감소로 젊은 시청층의 ‘총량’이 줄어든 결과다.

통계청 기준 2018년 전체인구 비중은 10대 이하 8.54%, 10대 9.83%, 20대 13.46%, 30대 14.42%다. 39세 이하가 전체 인구의 46.25%다. 20년 전인 1998년은 어땠을까. 전체인구에서 10대 이하가 14.73%, 10대 15.84%, 20대 18.10%, 30대 18.41%였다. 39세 이하가 전체 인구의 67.08%였다. 39세 이하 비율이 20년 사이 20% 이상 감소한 것이다.

20년 뒤인 2038년은 어떨까. 39세 이하는 전체 인구의 33.65%로 지금보다 10%이상 비중이 감소할 예정이다. 바꿔 말해 지상파는 3명 중 2명이 40세 이상인 시청자를 앞에 두고 편성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2048년 40대 이상 인구비중은 69%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초 고령사회의 예견된 수순이다.

청년은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했고 그 결과 1인가구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4인 가구 모델이 해체되면서 24평형 거실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원룸이 대체했다. 자연스레 고정형TV의 자리는 스마트폰이 대체하게 됐다. 그래서 지난 20여 년 간 지상파의 20~49시청률이 추락한 건 지상파만의 잘못이 아니다.

▲ 4인 가구 모델이 해체되면서 자연스레 고정형TV의 자리는 스마트폰이 대체하게 됐다.  ⓒgettyimagesbank
▲ 4인 가구 모델이 해체되면서 자연스레 고정형TV의 자리는 스마트폰이 대체하게 됐다. ⓒgettyimagesbank

△젊은층 타깃의 케이블 채널 성장 △종합편성채널 등장 △스마트폰 등장에 따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활성화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인구감소라는 사회학적 측면도 지상파의 젊은층 이탈을 설명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다. 대다수 방송사는 지금껏 20~49시청률을 방송사의 주요한 지표로 설정해왔지만 20~49시청자가 급격이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20-49 시청률은 광고 단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였으나 지금은 여러 지표 중 하나다.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기존 시청률로는 광고 영향력을 측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프로그램을 따질 때 단순 시청률보다 작가와 PD가 누구인지도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장년층 시청자들에 대해 “전과 달리 지금은 적극적 소비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타깃시청률의 연령대는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고정형TV의 편성전략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지상파로서는 고정형TV를 찾는 시청자와 유튜브를 찾는 시청자를 잡는 ‘투 트랙’으로 매체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전혀 다른 문법으로 고정형TV와 유튜브에 맞는 각각의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사실상 방송사를 두 개 운영하는 느낌이 되어야 한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2018년 최신 리포트에 따르면 10~20대는 모바일 이용시간이 TV시청시간을 압도하는 상황으로 그 이용비율은 약 3대1이다. 40대의 경우 해당 비율이 1대1이며, 50대는 TV시청시간이 모바일 이용시간보다 높다. 30대의 경우 4대3 정도로 모바일 이용시간이 더 높다.

이 같은 지표의 특징은 ‘전체 기준 시청시간’과 ‘본 사람 기준 시청시간’의 간격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65세 이상 시청시간 일 평균은 2007년 372분, 2012년 367분, 2017년 388분을 기록했고 ‘본 사람 기준’ 시청시간 일 평균은 2007년 450분, 2012년 453분, 2017년 473분이었다.

반면 15세~19세의 경우 시청시간 일 평균은 2007년 102분, 2012년 80분, 2017년 55분을 기록했고 ‘본 사람 기준’ 시청시간 일 평균은 2007년 187분, 2012년 200분, 2017년 196분을 기록했다. 65세 이상에 비해 보는 사람과 안 보는 사람간의 격차가 크다. 특히 25~29세의 경우 2017년 전체 시청시간은 77분인데 본 사람 기준 시청시간은 228분을 기록했다. 3배 가까운 차이다. 지상파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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