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매출규모 1위 업체인 넥슨코리아 노동자가 노조를 만들었다. 대형 게임제작 업체 중 최초다.

넥슨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넥슨 지회, 지회장 배수찬)는 3일 설립 선언문에서 “크런치모드를 워라벨모드로 바꿀 게임업계 제1호 노조를 세운다”며 노조 설립을 알렸다. 노조 가입대상은 원청인 넥슨코리아를 포함해 관계사 넥슨네트웍스·네오플·넥슨지티·넥슨레드·엔미디어플랫폼 등까지 포함됐다.

▲ 넥슨 사옥. 사진=넥슨 홍보영상 중
▲ 넥슨 사옥. 사진=넥슨 홍보영상 중

넥슨코리아와 관계사 직원 수는 모두 4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화섬노조 관계자는 “현재까지 200여 명이 가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늘 오전 노조 설립이 알려진 후 1시간 만에 100명이 가입하는 등 조합원은 계속 늘 것”이라고 밝혔다.

‘크런치모드’는 게임 출시일을 앞두고 야근과 특근을 반복하는 게임업계 과로 관행을 뜻한다. 2016년 11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 넷마블의 한 직원은 사망 4주 전 주당 78시간, 7주 전 주당 89시간 근무하는 등 과로가 확인돼 과로사 재해로 인정받았다.

넥슨 노조는 “일은 넘치고 사람은 모자라지만 결과는 필수인 구조 속에서 과로는 의무가 되었다. 포괄임금제 앞에서 야근과 주말 출근은 공짜였다. 회사의 매출은 매해 증가했지만 노동자의 값어치는 제 자리였고 성과에 따른 공정한 분배는 없었다”고 밝혔다.

넥슨 노조는 “부조리를 마주할 때마다 피한다면 앞으로도 부조리로 가득한 선택지를 마주할 것이다. 깨어 있는 국민이 깨어 있는 국가를 만들고 깨어 있는 노동자가 깨어 있는 회사를 만든다”며 “서로 입장과 생각은 조금씩 다르더라도 하나로서 연대해 나아가, 회사와 사회와 게이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노동조합으로 자리 잡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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