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의 변경을 건의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청와대가 부인했다.

문화일보는 31일 “김광두 부의장이 3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단독 면담해 일자리 경제지표의 악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경제정책의 전환을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김 부의장은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소득주도성장론의 속도와 방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각종 경제지표 및 경상수지 악화, 산업경쟁 구조의 취약성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평소 김 부의장은 문 대통령의 ‘사람 중심 성장경제’의 요체는 일자리이며 따라서 경제 성과는 일자리 창출에 성공했느냐를 놓고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 부의장은 실제로 문 대통령에게 통계와 각종 지표를 들어 현재 일자리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으며, ‘정부가 현 상황이 경제위기라는 점을 인정하고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6월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양극화, 빈곤의 덫 해법을 찾아서’ 특별대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6월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양극화, 빈곤의 덫 해법을 찾아서’ 특별대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실상 경제계 원로인 김광두 의장이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의 변경 또는 폐기를 요구하고 경제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압박했다는 얘기다.

청와대가 30일 노용노동부 장관에 노동정책에 보수적인 관료 출신을 임명하는 등 정책기조 변화 조짐을 보이는 것과 맞물려 소득주도성장 정책기조를 주제로 한 김광두 부의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이 전해지면서 내용에 관심이 쏠렸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오후 김광두 부의장이 대통령을 만나 한시간 가량 대화를 나눈 걸 시인했다. 경제수석과 경제보좌관이 배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대변인은 “경제 정책과 관련된 말씀의 주요 내용은 추진해온 소득주도성장을 전환, 변경하라는 내용이 아니고 이런 말씀을 했다”며 “성장이라는 게 사람 중심 경제의 한 부분이다. 그런데 소득주도성장의 논쟁에만 매몰되지 말고 사람 중심 경제라는 큰 틀에서 얘기를 하자. 백 투더 베이직, 기본으로 돌아가자라고 얘기를 하셨고, 사람 중심 경제의 주요한 방안 중 하나로써 인재양성에 대해 건의를 하셨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소득주도성장이라고 하는 게 작은 개념이고 사람 중심 경제가 큰 개념인데 작은 걸을 가지고 중심적으로 국민들께 설명하기보다는 사람 중심 경제라는 큰 틀에서 얘기하는 게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있고 효율적이라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 문화일보 8월31일자 보도.
▲ 문화일보 8월31일자 보도.
소득주도성장 정책 자체보다는 소통에 문제가 있다라는 지적으로 정책기조 전환 또는 폐기 건의가 있었다는 문화일보 보도와 결이 다르다.

청와대는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김의겸 대변인이 춘추관을 찾아 해명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대통령이 최근까지 직접 소득주도성장 정책기조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대통령 경제자문기관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는 내용만으로도 타격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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