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3월 KBS에 사표를 내고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 기자로 활동한 최문호 기자가 내달 1일 KBS에 특별 채용된다.

최 기자는 KBS 탐사보도팀 시절 ‘훈장’ 시리즈를 기획·취재했으나 친일 인사들에게 부당하게 수여한 대한민국 상훈이 이승만‧박정희 정권 때 집중됐다는 내용을 다룬 ‘친일과 훈장’ 편은 KBS에서 끝내 보도될 수 없었다.

당시 취재 내용 3분의 1을 잘라내라는 데스크 지시에 방영 논의는 중단됐다. KBS 경영진과 간부들의 부당지시와 제작 자율성 침해는 최 기자가 퇴사한 이유였다.

내달 1일 이뤄질 특별채용은 ‘탐사보도 강화’라는 양승동 KBS 사장의 공약과 맞닿아 있다. 지난 4월 취임한 양 사장은 사장 후보 때부터 “탐사보도를 강화하고 전문기자를 양성하겠다”고 했고 실제 취임 후 기존 탐사보도팀을 탐사보도부로 격상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 지난 2016년 3월 KBS에 사표를 내고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 기자로 활동한 최문호 기자(사진)가 내달 1일 KBS에 특별 채용된다. 사진=김도연 기자
▲ 지난 2016년 3월 KBS에 사표를 내고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 기자로 활동한 최문호 기자(사진)가 내달 1일 KBS에 특별 채용된다. 사진=김도연 기자
그러나 자격과 경험을 바탕으로 KBS 탐사보도 역량을 키울 적격자는 부족했다. 그가 탐사 전문기자 특별채용이라는 카드를 꺼낸 이유였다.

이와 함께 사내 적폐 청산 기구인 KBS진실과미래위원회도 지난 7월 최 기자에 명예회복 조치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훈장’ 불방 사태로 부당 전보 등 KBS 재직 중 고통을 받았던 사실을 공식 기구가 확인해준 것이다.

KBS 측은 28일 오후 “KBS는 최 기자를 비롯해 향후 탐사보도 지평을 넓히고 공영방송 탐사보도의 질적 향상과 국민의 알권리 향상을 위해 추가로 탐사 전문기자를 특별채용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5년 10월 KBS에 입사한 최 기자는 사회부, 통일부, 정치팀, 탐사보도팀, 방송문화연구소, 탐사제작부, 라디오편집부 등을 거쳤다. 지난 2016년 3월부터 뉴스타파 소속으로 KBS가 불방한 훈장 기획을 마무리하는 등 탐사보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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