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D연합회(회장 류지열, PD연합회)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SBS와 ‘그것이 알고싶다’(그알) 제작진에 대한 고발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PD연합회는 지난 23일 성명에서 “이 지사 측은 억울함이 남을 수 있고, 이를 씻기 위해 최소한의 법적 자구조치를 취한 거라고 항변할 수 있지만 공익을 위한 탐사보도와 PD의 취재행위를 ‘범죄’로 몰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으니 (고발을) 철회하라”고 했다.

이 지사 측은 이 지사가 조폭과 유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그알 제작진과 SBS 사장 등 4명을 지난 13일 검찰에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했다. 이 지사 측은 고발장에서 “이재명 지사의 반론을 귀담아 들었다면 충분히 허위임을 확인할 수 있었던 내용임에도 피고발인들(SBS)은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방송했다”며 “SBS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이 지사는 정치인으로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 이재명 경기지사 조폭연루설을 제기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
▲ 이재명 경기지사 조폭연루설을 제기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

그러자 SBS PD협회는 지난 16일 의혹 제기 자체를 음모라 미리 단정하고 언론사를 적대시하고, 나아가 전화 몇 통으로 보도 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 지사의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PD연합회도 “이 지사가 SBS 사장, 본부장, MC 등에게 전화한 게 적절치 않았다”며 SBS PD협회 성명을 지지했다.

SBS 경영진도 언급했다. PD연합회는 “외압으로 비칠 수 있는 이 지사 측 요구에 흔들리지 않고 정상적인 방송을 보장한 SBS 경영진의 태도를 높이 평가한다”며 “정당한 취재·방송을 이유로 제작진이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예견될 경우 PD연합회는 결코 바라만 보고 있지 않겠다”고 했다.

이 지사 측이 해당 보도를 ‘이재명 죽이기’로 본 것을 ‘음모론’으로 규정하고 “일부 시청자에게 이러한 오해의 빌미를 줄 소지가 있었지만 결국 오비이락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SBS와 그알 제작진에게) 이 프로그램이 ‘이재명 죽이기’라는 그릇된 오해를 불식하고 탐사 프로그램의 본연에 충실하기 위해 다른 정치인의 사례를 포함, 정치권의 구조적인 문제를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후속 취재해 시청자들 기대에 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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