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화, 김도인 두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를 둘러싼 논란이 국회에서도 이어졌다. 자유한국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공영방송 이사 정당 추천이 관행이라며 문제 삼지 않은 가운데 김종훈 민중당 의원만 잘못된 관행은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방문진 이사 선임 당시 외압을 시인했다는 보도가 사실이 맞냐며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시민단체로 구성된 방송독립시민행동에 따르면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방송독립시민행동과 간담회 때 김석진 방통위 상임위원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압박을 받았고, 방통위가 정당추천 관행을 무시할 수 없어 최기화·김도인 방문진 이사를 선임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사진=이치열 기자.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사진=이치열 기자.

박대출 의원이 “김성태 원내대표의 압박이 있었나?”라고 묻자 이효성 위원장이 “언론에 ‘사실상 시인’이라고 돼 있는데, 언론이 유추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출 의원이 “왜곡보도가 아니냐”고 묻자 이효성 위원장은 “왜곡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했고 박대출 의원은 ‘왜곡보도’ ‘오보’라며 언론과 방송독립시민행동을 비판했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우리 당이 추천한 최기화, 김도인 두 분은 전문가들”이라며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아주 웃기는 단체다. 과거불법시위 주도한 사람들 참여한 한쪽으로 편향된 단체”라고 주장했다.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이효성 위원장은 “방통위원으로서 여러 가지 고려를 하고 정무적 판단을 했다는 말을 그분들이 해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영방송 이사 추천권을 행사한 정당과 비교섭 단체 소속 의원의 입장이 엇갈리기도 했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정당추천은 법적 근거가 없지만 지금까지 국회가 관행으로 추천해왔다.

▲ 방송독립시민행동은 6월27일 오후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이 공영방송 이사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공영방송 이사 시민 검증단’을 도입과 이사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요구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 방송독립시민행동은 6월27일 오후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이 공영방송 이사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공영방송 이사 시민 검증단’을 도입과 이사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요구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박성중 의원은 “민주당이 야당 때도 민주당이 추천한 인사들이 임명됐는데 이제와서 지적하는 건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시민단체는 시민단체 입장에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면서도 “관행이 그러니 관행대로 하는 건 시비 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중당 소속 김종훈 의원은 “이들은 부당노동행위 등 자격논란이 많았는데 할만한 사람이 없었나”라고 지적했다. 이효성 위원장이 ‘관행’을 언급하자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신으로 잘못된 걸 바로잡겠다고 했는데 이건 거꾸로 가는 것”이라며 “관행이 잘못됐다면 개선하는 게 위원장의 역할”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