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이 조폭과 유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 제작진과 SBS 사장 등 4명을 13일 검찰에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하자 SBS PD들이 취재과정부터 방송 이후 대응까지 이 지사의 언론관을 문제 삼았다. 제작진은 지난달 21일 이 지사의 조폭 연루설을 방송했다.

SBS PD협회는 지난 16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성명에서 “제작진은 2주 넘는 기간 동안 대변인과 성남시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 취재 요청을 했음에도 이 지사 측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며 “정치인으로서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해온 이 지사가 취한 대응은 방송사 사장과 본부장, 그리고 CP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 이재명 경기지사의 조폭연루설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갈무리
▲ 이재명 경기지사의 조폭연루설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갈무리

협회는 “반론과 정정을 요청할 수 있는 합법적인 절차를 취하기도 전에 음모론을 유포하며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대응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 지사를 향해 “법적 효력이 없는 내용증명을 언론사에 발송해 이를 기사화해 여론전을 벌이고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언론사를 음해세력의 일부인 것처럼 몰아세우며 자신을 약자로 포장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대응으로 일관해왔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의혹 제기 자체를 음모라 미리 단정하고 언론사를 적대시하는 것, 나아가 전화 몇 통으로 보도 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 지사의 발상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 우리는 판단하며 깊이 우려한다”며 “이 지사는 언론에 압력을 가하고자 한 행동을 사과하고 자신의 언론관에 대해 분명한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지사 측은 지난 13일 서울남부지검에 SBS 사장과 그알 제작진 등 4명을 명예훼손 등으로 1억원 손해배상 및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이 지사 측은 고발장에서 “이재명 지사의 반론을 귀담아 들었다면 충분히 허위임을 확인할 수 있었던 내용임에도 피고발인들(SBS)은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방송했다”며 “SBS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이 지사는 정치인으로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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