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진행자 김호성 YTN 총괄상무(사장 직무대행)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간 ‘설전’이 화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김 상무가 진행하는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각종 현안과 민주당 당대표 선거 등에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이 후보 언성이 높아진 대목은 ‘국가주의 논쟁’이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제기한 논쟁으로 문재인 정부가 지나치게 각종 사안에 개입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국가기관을 동원해 국민 여론을 왜곡하고 4대강 사업, 한일 위안부 합의 등 공론화가 필요했던 사안을 대통령 지시 하달만으로 실행한 것에 비춰봤을 때 국가주의 잣대로 문재인 정부를 비난·공격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반론도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 상무는 이 후보에게 “박정희 시대 국가주의와 같은 국가주의를 우려하며 나온 얘기다. 여러 사안에서 국가가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인데 그렇지 않다고 보느냐”고 물었고, 이에 이 후보는 “어떤 걸 개입했다는 건가. 개입한 게 어떤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잘못 개입한 게 어떤 게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상무가 다소 당황한 듯 “지금 구체적 사안을 말씀드리기보다”라고 말하자 이 후보는 “아니 구체적으로 얘기해야 답변하지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으면 어떻게 답변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김 상무는 “예를 들어 ‘먹방(먹는 장면을 보여주는 방송) 같은 경우도 규제해야 한다’ 이런 얘기가 (정부 쪽에서) 나오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 후보는 “먹방을 누가 규제한다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김 상무는 “정부 차원에서 국민 건강과 관련해 먹방이 비만 등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규제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후보는 다시 “정부의 누가 그런 말을 했느냐”고 따졌다.

김 상무가 “누가 했다기보다 정부 관련 단체나 기관에서 그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하자 이 후보는 “구체적으로 누군지 얘기하셔야 제가 답변을 드릴 수 있다”며 “막연하게 말씀하시고 그게 사실인 것처럼 규정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방송은 선거법 개정 질문으로 마무리됐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왼쪽)와 김호성 YTN 상무(사장 직무대행). 사진=민중의소리, 미디어오늘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왼쪽)와 김호성 YTN 상무(사장 직무대행). 사진=민중의소리, 미디어오늘
이 후보는 언론 앞에 소신을 밝히는 데 주저 않는 정치인 가운데 하나다. 이날 인터뷰 역시 한국당 프레임으로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여론과 관련 질문에 심기가 불편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2012년 6월 같은 프로그램 인터뷰 도중 전화를 끓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당시 민주통합당 당대표 후보였던 그는 진행자가 당대표 선거가 아닌 현안을 자꾸 물었다는 이유로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한편 김 상무 질문 가운데 문 정부가 먹방을 규제한다는 대목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가비만관리 종합대책’ 내용을 보면 ‘건강한 식품 선택 환경 조성’을 위한 방안으로 △폭식의 진단 기준 마련 △폭식 조장 미디어(TV·인터넷 방송)·광고에 가이드라인 개발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을 꼽고 있다. 방송을 못하게 막는다는 의미의 ‘먹방 규제’는 아닌 것이다. 

보건복지부도 “먹방 규제를 법으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폭식 조장 방송으로 인해 국민 개인 건강을 해치고 비만이 될 우려가 많기에 해로움을 알려 방송사 및 인터넷 방송 업체가 자정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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