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성폭행 증언을 부정하는 내용의 허위정보(가짜뉴스)가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5․18가짜뉴스 신고센터(이하 신고센터)는 팩트체크 보고서를 내고 5·18 때 계엄군이 시민에 성폭행을 가했다는 증언이 허위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올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공수부대가 고등학생을 집단 성폭행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소령계급을 달고 계장으로 불린 군 수사관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김선옥씨의 ‘미투’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지난 6월부터 ‘5․18성폭행 조사 지시한 문재인의 자충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두 사건 모두 허위라는 주장이 유포되기 시작했다.

▲ 1980년 5월 18일 계엄군이 광주 금남로에서 한 시민을 연행해 탱크 앞에 무릎을 꿇리고 있다.  @연합뉴스
▲ 1980년 5월 18일 계엄군이 광주 금남로에서 한 시민을 연행해 탱크 앞에 무릎을 꿇리고 있다.  @연합뉴스

해당 글은 언론 보도 이상의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포털 네이버에서 ‘5.18 성폭행’으로 검색하면 이 글은 최상단에 노출되며 여러 웹사이트, 블로그 등을 통해 같은 내용이 반복적으로 검색 결과에 나온다. 해당 글에 첨부된 5·18 당시 조선대생과 북한군이 시민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을 담은 유튜브 영상은 12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글은 “경찰에 성폭행 당하고 국군에 누명을 덮어 씌운 미투”라며 성폭행 가해자가 군이 아닌 경찰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이 벌어진 1980년 7월은 계엄군이 철수한 시점이고 △당시 조서 서명에 군인이 아닌 경찰이 나와 있고 △가해자가 계장이자 소령으로 불렸는데 계장은 경찰의 직책이고 당시에는 소령 계급의 경찰이 있다는 점이 근거다. 해당 글은 당시 경찰이 서명한 조서 등을 첨부하며 그럴 듯해 보이는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신고센터가 조사한 결과 △계엄령이 1981년 1월24일까지 지속돼 1980년 7월에는 군이 주둔하고 있었고 △1995년 ‘서울지검 5·18 수사기록’과 2007년 ‘국방부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결과보고서’ 에는 1980년 7월에 광주에서 보안사가 주도적 활동을 했다는 점이 드러나고 △군 보안사 직책상 ‘계장’이 존재하고 해당 글이 주장하는 ‘소령’계급의 경찰은 경찰이 아닌 군인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당 글은 1980년 5월19일 군인들이 시민을 트럭에 태워 끌고 가 야산에서 성폭행을 가했다는 내용이 허위라며 그 근거로 1980년 5월19일 광주에 도착한 11공수여단에는 트럭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오히려 시민군이 트럭을 타고 다녔다며 가해자가 시민군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고센터에 따르면 2007년 국방부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결과 보고서의 1980년 5월19일 기록에는 “17:05에 2.5톤 트럭 31대가 7공수 여단으로 지원 나갔다” 등 트럭에 대한 기술이 여러차례 나온다.

신고센터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왜곡하고 거짓말로 몰거나 본질을 흐리는 가짜뉴스가 만들어지고, 블로그와 SNS를 통해 퍼뜨려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피해자의 증언을 왜곡하고 오히려 치욕감만을 주는 이런 가짜뉴스는 인면수심 그 자체일 뿐 아니라, 향후 피해자의 또 다른 증언 자체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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