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김재철 MBC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파업은 170일 동안 이어졌다. 그해 7월 MBC 언론인들은 파업을 접고 복귀했다.

파업 철회 배경에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김재철 퇴진 약속’이 있었다. 물론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12년 11월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김 사장 해임안을 부결시켰다.

해임안 부결 직후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MB) 청와대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김무성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방문진 이사에게 ‘김재철을 지켜라’는 내용의 압박성 전화를 했다”고 폭로했다. MB와 박근혜가 ‘김재철 살리기’에 손 잡았던 것이다.

▲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사진=민중의소리
▲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사진=민중의소리
그로부터 6년 또 하나 폭로가 공분을 사고 있다. 박근혜정권 편향 방송을 주도한 인물로 꼽히는 최기화·김도인 전 본부장이 방문진 신임 이사로 임명됐다. 이와 관련 임명권자인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정치권 압박을 시인했다는 폭로다.

이 위원장이 16일 최기화·김도인 전 본부장 이사 선임에 반대하는 언론시민단체와 면담 자리에서 “정치권 관행, 자유한국당 요구를 무시할 경우 대파란이 걱정돼 임명할 수밖에 없었다. 김성태 원내대표 압박에 굴복했다기보다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막기 위한 차악을 선택했다”고 털어놨다는 것이다.

방문진 이사 자리를 정치권이 나눠먹기하는 구태가 여전하고 주무 부처인 방통위가 정치권 외압에 굴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구태와 방통위 무능으로 이제 시청자들은 취재 기자에 “X새끼야” “지랄하지마”라는 욕설이나 퍼붓는, 노조의 보도 감시 보고서를 휴지 조각 취급하는 별 볼일 없고 무능한 이가 관리·감독하는 MBC를 마주해야 한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같은 당 김무성 의원과 가까운 인사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스스로 ‘공영방송 인사 개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2012년 MBC 파업 지지 인터뷰에서 “지상파 언론 방송 노동자로서는 공정방송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노조에 힘을 실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걸까.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