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덕수 YTN 보도국장 내정자는 2008년 MB 대선 캠프 방송특보 출신 구본홍 전 YTN 사장 반대투쟁을 하다가 해고됐다. 그로부터 9년 그는 공정방송 투쟁 선봉에서 ‘YTN 정상화’를 외쳐 왔다. 그는 지난해 YTN 노사 합의로 복직하기까지 TV 뉴스화면보다 투쟁의 거리가 익숙했다.

정찬형 전 tbs 사장이 YTN 신임사장에 내정된 뒤 첫 인사에서 그는 보도국장으로 지명됐다. 정찬형 내정자 의중이 반영된 인사다. 오는 13~14일 진행되는 구성원들 임명동의 투표를 통과하면 YTN 보도 정상화라는 무거운 책무가 그에게 주어진다.

전임 최남수 전 YTN 사장이 보도국장 내정 합의 파기 논란으로 퇴진한 점에 비춰보면 한 방송사에서 보도국장이 지닌 무게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 7일 현덕수 보도국장 내정자와 전화인터뷰에서 심경과 포부를 들었다. 

▲ 현덕수 YTN 보도국장 내정자. 사진=김도연 기자
▲ 현덕수 YTN 보도국장 내정자. 사진=김도연 기자
-소감을 묻고 싶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4월 합의한 임면동의제가 첫 시행된다. 내 개인 생각보다 그게 중요하다. 지난 10년 YTN을 무겁게 짓누른 반목을 걷어내고 함께 손잡고 다시 뛸 계기가 될 것이다.”

-여러 오보로 YTN이 비판 받았다. 보도 신뢰 제고 방안은.

“연이은 오보가 있었다. 당시 파업(최남수 사장 퇴진)이었다는 이유로 책임을 면할 순 없다. 오보에 관계된 분들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최근 몇 년 동안 YTN 보도가 사회에 부응했느냐, 이 부분은 짚어야 한다. 구성원 모두 반성할 대목이다. 반성과 각오를 공개 표출할 기회도 고민 중이다. 한 번 무너진 신뢰가 바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안다. 새 사장이 취임하고 새 보도국이 출범한다고 해서 신뢰가 곧바로 제고되진 않는다. 지난 10년 뉴스 전문채널로서 사회에 기여하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지난 1월 인터뷰에서 종편식 평론 보도를 비판했다.

“해설 보도를 배격하자는 건 아니다. 팩트 만큼 맥락을 요구하는 시대다. 방송 패널들이 나와 온갖 종류 이슈를 설명하는 형태의 평론 보도는 지양할 것이다. 이슈를 직접 취재한 기자들, 이슈와 관련된 뉴스 메이커들이 스튜디오에 출연해 맥락을 전하는 방식의 해설은 필요하다. 강화해야 할 일이다.”

-출입처 시스템은 달라지나.

“출입처 시스템에 장점도 한계도 있다. 기존 출입처 제도 효율성은 무시할 수 없다. 출입처를 유지하되 접근하는 방식은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데일리 이슈가 쏟아지는 국회나 법조, 통일·외교 영역은 강화할 필요도 있다. 해당 기자들의 출입처 밀착을 강화하는 대신 기획취재 영역을 별도로 둬 시간적 여유를 부여할 생각이다. 심층 보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뉴미디어 전략은.

“YTN은 케이블TV라는 확실한 플랫폼이 있지만 온라인 전략에선 미흡했던 점이 있었다. 다행히 온라인 문법을 아는 구성원들이 고민한 결과, 유튜브·페이스북 팔로우 숫자에선 타 매체보다 앞서 있다. 그동안 TV보도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온라인 뉴스 시청자와 접점은 커져 왔다. TV와 달리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YTN 브랜드가 아직 유효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본 채널 콘텐츠를 어떻게 디지털에 맞추고 키우느냐가 관건이다. 먼저 YTN 추구하는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확실히 찾은 뒤 현재 나름의 성과를 내는 디지털 쪽과 함께 콘텐츠를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와 시청자들은 ‘적폐 청산’ ‘인사 개혁’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사회 전반 의미로서 적폐 청산은 지속돼야 한다. 다만 시스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KBS, MBC에서 노사가 위원회를 꾸려 과거를 평가하듯 시스템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 YTN 역시 공식 기구에서 여러 논의가 있을 것이다. 보도국 내부 이야기를 하자면 적폐 청산이라는 표현보다 ‘세대교체’와 ‘기회균등’이 적합하다. 지난 10년 간 (주요 보직) 책임자들 자리는 불공정하게 대물림됐다. 이제는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돼야 한다. 세대교체도 이와 맞닿은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지난 시기 YTN 구성원들은 여러 갈등을 풀어내기 위해 함께 고민했다. 마찬가지로 YTN 혁신 전진기지로서 보도국은 하나일 때보다 여럿일 때 성과를 낼 것이다. YTN 저널리즘 원형이 무엇인지 구성원들과 고민하고 찾아낼 것이다. 보도국 내부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YTN을 사회 소식을 공유하는 창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청자 네트워크’도 강화할 것이다. 외부 요구를 YTN 내부에서 적극 수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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