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계열사인 TV조선이 조선일보가 연루된 법원행정처 ‘사법 농단’ 문건 보도에 가장 소극적이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일 방송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상파·종합편성채널을 통틀어 TV조선이 법원행정처 문건 보도 리포트 수가 가장 적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을 만들려고 전방위 여론전을 벌였다는 ‘사법농단’ 문건이 공개됐다. 특히 조선일보에 광고·협찬금을 지급하고 우호적 보도를 요청하고 세부 보도 방향을 정하는 내용도 있다.

▲ 지난달 31일 MBC 뉴스데스크 오프닝 화면 갈무리. JTBC와 KBS, MBC 메인뉴스는 첫 리포트로 양승태 법원행정처 사법농단 문건을 다뤘다.
▲ 지난달 31일 MBC 뉴스데스크 오프닝 화면 갈무리. JTBC와 KBS, MBC 메인뉴스는 첫 리포트로 양승태 법원행정처 사법농단 문건을 다뤘다.

문건이 발표된 7월31일 메인뉴스를 보면 JTBC 뉴스룸이 관련 사안을 6건 다루며 가장 적극적이었고, SBS 8뉴스(5건), MBN 뉴스8(5건) KBS 뉴스9(4건), MBC 뉴스데스크(4건), TV조선 뉴스9·채널A 종합뉴스(각각 2건) 순이었다.

뉴스 순서도 차이가 있었다. JTBC, KBS, MBC는 첫 리포트에서 이 사안을 다뤘다. JTBC 뉴스룸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에 법원행정처가 국민을 어떻게 봤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첫 리포트를 시작했고 MBC 뉴스데스크는 오프닝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최대 목표인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서 청와대와 국회, 언론을 상대로 전방위 작전을 한 게 드러났다”고 했다.

반면 채널A는 17번째, TV조선은 19번째 리포트에서 관련 사안을 다루기 시작했다. TV조선 뉴스9은 “벌써 여러 날 견디기 힘든 폭염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며 폭염 소식을 첫 리포트로 전했다. TV조선은 5번째 리포트까지 폭염 소식을 전했고 이어지는 6번째 리포트로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에 대선자문을 한 정황을 다뤘다. 민언련은 “TV조선과 채널A의 배치를 보면 사실상 주요 뉴스로 여기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 7월31일 법원행정처 문건 속 조선일보 관련 내용을 보도한 지상파3사 뉴스.
▲ 7월31일 법원행정처 문건 속 조선일보 관련 내용을 보도한 지상파3사 뉴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 메인뉴스는 문건 내용 가운데 조선일보 연루 의혹을 별도의 리포트로 다뤘다. “조선일보에 ‘올인’... 특정 언론 결탁 밝혀야”(MBC 뉴스데스크) “홍보도 대기업처럼.. ‘조선일보·방송사 활용’”(SBS 8뉴스) “‘조선일보 통해 홍보’... 기사 날짜 제안”(KBS 뉴스9) 등이다. JTBC는 취재기자와 대담에서 조선일보 연루 의혹을 언급했다. 

그러나 TV조선은 관련 문건을 설명하면서도 ‘조선일보’를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대국민 설득 용도로 유력 언론사를 활용한 홍보계획도 세웠습니다”라며 ‘유력 언론사’라고만 밝혔다. MBN과 채널A도 조선일보 매체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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