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와 문재인 정부를 비교했다고 비난 받았던 김민석 중앙일보 논설위원 겸 군사안보연구소장이 6일 “핵심을 잘못 짚은 정부의 국방개혁을 지적한 글”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지난 3일 “군 불신 속에 어디까지 추락하나”라는 중앙일보 지면 칼럼에서 과거 군기가 문란했던 청나라군과 일반참모부 의견을 무시한 히틀러 독일군의 몰락을 서술하며 문재인 정부 국방개혁안(‘국방개혁 2.0’)을 비판했다. 김 위원은 글 말미에 “우리 군이 19세기 말 청나라군이나 히틀러 시대 독일군처럼 추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 김민석 중앙일보 논설위원 겸 군사안보연구소장은 지난 3일 “군 불신 속에 어디까지 추락하나”라는 중앙일보 지면 칼럼에서 과거 군기가 문란했던 청나라군과 일반참모부 의견을 무시한 히틀러 독일군의 몰락을 서술하며 문재인 정부 국방개혁안(‘국방개혁 2.0’)을 비판했다.
▲ 김민석 중앙일보 논설위원 겸 군사안보연구소장은 지난 3일 “군 불신 속에 어디까지 추락하나”라는 중앙일보 지면 칼럼에서 과거 군기가 문란했던 청나라군과 일반참모부 의견을 무시한 히틀러 독일군의 몰락을 서술하며 문재인 정부 국방개혁안(‘국방개혁 2.0’)을 비판했다.
지면 제목보다 자극적이었던 온라인 기사 제목(“참모 무시한 히틀러, 군대 못믿는 文정부…결과는 추락뿐이다”)도 논란을 부르는 데 한몫했다.

온라인에 게시된 김 위원 칼럼에는 “어디다 히틀러를 비유해”, “히틀러랑 현 정부를 비교하는 이 논리는 대체 뭐죠?”, “중앙일보 인식은 어디까지 추락 하는가?” 등 비난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버’에 각각 15600개, 3700개(6일 오전 기준) 댓글이 달렸을 만큼 논란을 낳은 칼럼이었다.

한겨레·오마이뉴스 등 언론들은 김 위원 칼럼을 비판했다. 김 위원이 이명박·박근혜정부 때인 지난 2010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국방부 대변인을 지낸 이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16년간 군사전문기자로 근무하다가 지난 2010년 국방부 대변인으로 발탁된 뒤 2016년 중앙일보로 복귀했다. 기자 출신이 국방부 대변인에 임명된 건 그가 최초였다. 그는 5년 2개월간 대변인을 지내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 지면 제목보다 자극적이었던 3일자 온라인 기사 제목(“참모 무시한 히틀러, 군대 못믿는 文정부…결과는 추락뿐이다”)도 논란을 부르는 데 한몫했다. 사진=포털사이트 다음 화면 캡처
▲ 지면 제목보다 자극적이었던 3일자 온라인 기사 제목(“참모 무시한 히틀러, 군대 못믿는 文정부…결과는 추락뿐이다”)도 논란을 부르는 데 한몫했다. 사진=포털사이트 다음 화면 캡처
김 위원은 6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정부가 군 개혁(‘국방개혁 2.0’)을 발표했지만 장성 감축 등은 핵심이 아니다. 군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선정적인 것을 국방개혁이라고 내놨다”며 “국방개혁이 제대로 간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청나라군과 히틀러 독일군의 몰락을 우리 군이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취지다. 

김 위원은 칼럼에서도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에 관련된 쿠데타설과 방위사업 비리, 국방부 장관과 기무사 대령의 설전, 국방개혁에 따른 장성 대거 감축 등으로 군이 어디까지 추락할지 우려된다”고 썼다.

김 위원은 통화에서 “병력은 줄어들고 ‘군사화 기술’은 크게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 부대 구조는 6·25 직후로부터 발전된 게 없다”며 “새로운 무기가 들어오는 등 앞으로 싸우는 방법도 달라져야 하고 구조도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이 봤을 때 ‘우리 군이 강해지겠구나’라는 희망을 정부가 줘야 하는데 그런 희망 대신 엉뚱한 것을 개혁이라고 내놓는 건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어쨌거나 우리는 지금 북한의 위협도 마주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주변국들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군대가 강해지도록, 군에 맡겨야 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방향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 김민석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16년간 군사전문기자로 근무하다가 지난 2010년 국방부 대변인으로 발탁된 뒤 2016년 중앙일보로 복귀했다. 사진=민중의소리
▲ 김민석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16년간 군사전문기자로 근무하다가 지난 2010년 국방부 대변인으로 발탁된 뒤 2016년 중앙일보로 복귀했다. 사진=민중의소리
다만 김 위원은 “인터넷 기사 제목이 선정적인 면이 있다”며 “실제 지면 제목을 보면 많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번 칼럼과 함께 그의 국방부 대변인 이력이 비판받는 것에 대해선 “(언론들이) 그런 식으로 쓰고 싶기 때문에, 그런 관점으로 보는 것”이라며 “군은 군 다워야 한다는 취지로 순수하게 쓴 것이다. 그걸 비판하는 언론이 더 이상하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은 “민주주의 사회는 다양한 의견과 의사를 인정해주는 사회”라며 “언론의 비판 목적은 대한민국이 잘 가도록 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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