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신임 보도국장으로 2008년 MB 정부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가 해고된 뒤 복직한 현덕수 YTN 기자가 내정됐다.

김호성 YTN 사장 직무대행은 3일 현 기자를 보도국장으로 내정하는 인사를 공고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달 27일 신임 YTN 사장에 내정된 정찬형 사장 내정자와 조율된 것이라는 평이다.

보도국장이 내정됨에 따라 현덕수 보도국장 내정자는 1주일 안에 보도 정책과 보도국 운영방침을 사내에 공표해야 한다. 이후 다시 1주일 내 보도국원의 임명 동의 투표가 진행된다. 지난해 4월 YTN 노사는 ‘보도국장 임면동의제’에 합의한 바 있다.

박진수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장은 3일 통화에서 “보도국장을 임명하는 데 통상 2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보도국장 임면동의제에 노사가 합의한 지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제도가 시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현덕수 YTN 보도국장 내정자가 최남수 YTN 사장 퇴진 파업을 앞둔 지난 1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현덕수 YTN 보도국장 내정자가 최남수 YTN 사장 퇴진 파업을 앞둔 지난 1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강흥식 현 YTN 보도국장은 지난해 8월 “절 임명한 사장(조준희 전 YTN 사장)이 사퇴한 마당에 더 보도국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사의를 표명했으나 YTN 사장 선임이 지연되고 올해 초 조 전 사장의 후임인 최남수 전 YTN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파업이 이어지면서 ‘최장기 보도국장’으로 YTN 보도국을 책임져 왔다.

현덕수 내정자는 2008년 YTN 낙하산 사장 저지 투쟁에 나섰다가 해고됐다. 양승태 체제의 대법원은 2014년 11월 YTN 해직자 6명 가운데 3명에 대한 해고만 무효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상고심에서 해고가 확정된 현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후인 지난해 8월 복직했다. 이후 YTN 보도국 혁신을 기획하는 사내 태스크포스(TF)에서 혁신안을 마련하던 중 최남수 전 YTN 사장에 반대하는 파업에 참여했다. 

지난 2일 현 내정자는 출입처 시스템 개혁 등을 담고 있는 YTN 혁신안 설명회를 직접 진행하기도 했다. 정찬형 사장 내정자도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다.

현 내정자는 지난 1월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지금 종편을 중심으로 ‘평론 뉴스’가 대세인양 자리 잡고 있다. 평론가들을 출연시켜 평론 뉴스를 하는 것이 제작비도 적게 드니 취재 현장에 대한 투자는 이뤄지지 않는다”며 “YTN도 그런 평론식 보도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편승했다. 이런 보도가 YTN 취재력과 브랜드 힘을 약화시켰다”고 진단했다.

그는 “뉴스 혁신안을 만들며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다짐했다. 우리 취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보도 조직을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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