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MBC가 이진숙 사장 시절 대전MBC 보도·제작, 경영상 문제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는다. 이들 중 최혁재 전 보도국장은 인사위원회를 사흘 앞두고 사표를 제출했다.

대전MBC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는 지난달 27일 전임 경영진 시절 대전 MBC에서 벌어진 문제들의 조사를 마치고 최 전 보도국장 등 5명에게 징계를 요구했다.

지난 4월2일 노사 동수로 출범한 혁신위는 과거 대전 MBC에서 벌어진 불공정 보도, 방송 사유화, 제작 자율성 침해, 잘못된 경영행위 등에 대한 진상 조사를 진행했다. 이재근 경영기술국장과 김훈 언론노조 대전MBC지부 부위원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징계 대상자들의 인사위가 오는 3일로 예정된 가운데 인사위 대상자였던 최 전 보도국장은 지난달 31일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표를 제출했다.

전국언론노조 대전MBC지부는 1일 “지역MBC 출신 중 유일하게 전국언론노조 언론부역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대전MBC 명예를 훼손했던 최 전 국장 퇴출은 사필귀정”이라며 “이 전 사장 체제에서 불공정 뉴스와 지역을 외면한 보도로 대전MBC가 시청자들로부터 ‘중동 방송’이라 비판받게 만든 최 전 국장 책임은 무겁다”고 지적했다.

▲ 최혁재 전 대전MBC 보도국장이 지난해 대전지역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
▲ 최혁재 전 대전MBC 보도국장이 지난해 대전지역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언론노조 대전MBC지부

대전MBC 역대 최장수 보도국장인 최 전 국장은 지난해 11월 보직에서 물러났다. 보도국장 시절 부당 징계·전보·인사고과 책임자로 비판 받았던 최 전 국장은 지난해 언론노조가 발표한 ‘언론 부역자 명단’에 지역MBC 출신으로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대전MBC 기자회는 최 전 국장 사표는 징계를 피하기 위한 ‘도피성’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는 이날 성명에서 “(최 전 국장은) 30년을 몸 담은 회사와 조직원 앞에 한마디 뉘우침이나 반성 없이 은밀하게 회사를 나갔다”며 “MBC 본사 주총 나흘 전 돌연 사표로 억대 퇴직금을 챙긴 이진숙 전 사장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비겁한 도피’”라고 밝혔다.

기자회는 “공영방송 대전MBC가 망가진 데에는 이진숙을 최측근에서 보위하며 바른 말에 입을 닫고 이진숙 심기 경호에만 급급했던 당시 주요 보직 국·부장들이 있었다”며 “인사위에 회부된 이들에게 합당한 징계를 내려 다시는 공영방송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행태가 반복될 수 없다는 것을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대전MBC는 지난달 서울MBC 감사실의 전임 지역MBC 사장 법인카드 감사 결과에 따라, 이진숙 전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액 가운데 사용처가 불명확한 금액을 회수 조치할 전망이다.

지난 2012년 파업 참여를 이유로 징계 받았던 당시 언론노조 대전MBC지부 간부·집행부 5명은 지난달 10일 인사위원회를 통해 징계 취소, 복권됐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