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계엄 문건을 공개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태훈 소장은 친위쿠데타를 하겠다는 내용의 불법 문건이 어떻게 비밀문서가 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일 “(김의겸 대변인과 임태훈 소장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할 방침”이라며 “어제(3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대변인은 “계엄문건이 2급 비밀문건인데, 기밀 해제없이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 문건이 2급 비밀인지 여부를 두고 국방부는 사실상 2급 비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 문건엔 2급 비밀이라는 도장은 찍혀 있지만 왼쪽 상단에 관리번호와 배부표가 누락돼 있다. 원본이라면 ‘원본’으로 여러 본이라면 예를 들어 10부 중 한 부일 경우 10-1로 쓰여져야 맞다고 국방부 측은 설명했다.

기우진 기무사 기획5처장도 비밀에 준하여 관리할 뿐 비밀로 등재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뉴스1에 따르면 이학재 국회 정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기무사에 대한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저희들도 이게 기밀이냐 아니냐에 대해 여러 차례 질의했는데 문건을 작성한 사람들이 기밀이 아니라고 확실하게 답변했다”고 말했다.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7월24일 오전 이한열기념관에서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의혹과 관련해 계엄령 검토 세부 문건이 관련 법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계엄사령관의 권한을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7월24일 오전 이한열기념관에서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의혹과 관련해 계엄령 검토 세부 문건이 관련 법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계엄사령관의 권한을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연합뉴스도 1일자 소강원 참모장과 기우진 처장의 입건 관련 기사에서 두 사람이 지난달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스탬프(도장)만 비밀문건으로 찍혔고 애초 이를 2급 비밀문건으로 등재를 하지 않았다”면서 “내란이나 쿠데타를 하거나 뭘 모의하려고 만든 문건이 아니라 대비계획, 페이퍼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기무사는 비밀여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기무사 공보담당관은 2급 비밀문서 여부를 두고 1일 “특별수사단이 밝혀야 할 사안이라는 게 기무사의 현재 공식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불법 쿠데타 문건이 어떻게 비밀문건이 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임 소장은 “비문(이라 쓰인 문서내용)을 평문화해서 공개했다. 8쪽과 3장을 더한 요약본의 공개는 ‘2급 비밀’이라고 적혀있지도 않았다. 요약본이 어떻게 비밀문서가 되느냐. 이건 비문도 안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의 고발에 임 소장은 “입장을 낼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친위쿠데타를 기획한 문건이 어떻게 비밀이 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임 소장은 “자유한국당이 계엄문건에 정말로 연루돼 있지 않으면 이렇게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기 어렵다. 문건을 보면 기무사는 64쪽 중 40쪽에 달하는 분량에서 당정협의를 통해서 의회가 계엄을 해제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낸다는 대목이 있다. 자유한국당의 위기감을 반증한다”고 했다.

함께 고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제 견해를 밝히는 게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한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런 군인권센터가 국방안보에 가장 중요한 축인 군 내부기밀을 계속 폭로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이런 군사기밀 문서들이 어떻게 군인권센터에는 그렇게 손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것인지 제대로 파악해보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군인권센터의 최근 활동과 국방부의 행태를 보면 결국 정권과의 유착 의혹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각에서는 경제실정과 드루킹 특검을 물타기 하고 덮기 위해 현 상황을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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