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 PD 출신 정찬형 전 tbs 사장이 지난 27일 신임 YTN 사장으로 내정된 가운데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적폐청산이 우선”이라며 정 전 사장에 개혁을 촉구했다.

민언련은 이날 논평에서 “정 내정자는 YTN 정상화를 끈질기게 방해한 적폐 세력들과 완전한 결별을 해야 한다”며 “지금도 YTN에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낙하산 사장들을 도와 정권 홍보·찬양의 도구로 전락시킨 수하들이 여전히 중요한 자리에 남아 면피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성매매 영상 제보자들과 삼성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류제웅 전 YTN 기획조정실장이 ‘감봉 6개월’ 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기자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취재 윤리 위반에 철저한 조사와 합당한 처벌을 내리지 않고 끼리끼리 봐주며 적당히 넘기려는 세력들과 제대로 결별하지 않을 경우 YTN 정상화는 결코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 정찬형 YTN 사장 내정자. 사진=김도연 기자
▲ 정찬형 YTN 사장 내정자. 사진=김도연 기자
YTN 보도국 정상화를 위해 수평적이고 독립된 뉴스룸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민언련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발생 초기 두 달 가까이 YTN 보도국 간부들은 관련 사안을 ‘의혹’으로 간주하며 보도를 축소·은폐했다”며 “이런 수직 권위적 뉴스룸은 YTN 기자들 취재 자유를 박탈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까지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민언련은 이어 “정 내정자는 2017년 단체협약으로 체결된 보도국장 임명동의제의 조속한 시행 등을 통해 성역 없는 취재가 숨 쉬듯 자연스러운 뉴스룸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송사 비정규직 문제 해결도 주문했다. 민언련은 “정 내정자는 비정규 방송 스태프 처우를 개선하며 소수자 등 약자 존엄과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방송을 만들기 위한 실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민 사랑을 받던 ‘윤택남’으로 돌아올 YTN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도 지난 27일 성명에서 “정 내정자는 YTN 저널리즘을 다시 세우고 일대 변혁을 이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YTN을 허물고 다시 짓는 심정으로 개혁에 임하라”고 호소했다.

정 내정자는 지난 23일 YTN 사장 후보 공개 면접에서 사내 인사 개혁 문제에 “현격하고 중대 문제가 있는 인사들에는 사실관계를 따져 책임을 규명하되 YTN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전체가 힘을 합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정 직후 한겨레에 “언론을 압살하려는 무도한 권력에 무릎 꿇지 않고 10년을 버티고 싸워온 YTN 구성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언론으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고 YTN을 혁신하는 데 미력하나마 디딤돌이 되도록 애쓰겠다”고 밝혔다.

YTN은 오는 9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정 내정자를 신임 사장으로 공식 선임한다. 정 내정자는 충남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MBC 라디오 PD로 입사해 MBC 라디오본부장, 글로벌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5년 tbs 교통방송으로 자리를 옮겨 사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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