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종철 열사 아버지 박정기씨가 지난 28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9세. 그는 지난해 척추 수술을 받고 부산의 한 요양 병원에서 투병했다.
박정기씨 사망 소식에 사회 각계에서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박정기 아버님이 그리운 아들, 박종철 열사의 곁으로 돌아가셨다”며 “청천벽력 같은 아들의 비보를 듣는 순간부터 아버님은 아들을 대신해, 때로는 아들 이상으로 민주주의자로 사셨다”고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박종철은 민주주의의 영원한 불꽃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아버님 또한 깊은 족적을 남기셨다. 아픔을 참아내며 오래도록 고생하셨다.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조 수석은 “아버님은 종철의 아버지를 넘어 저희 모두의 아버님”이라며 “현재 제 아들 나이가 종철이가 고문 살해 당했을 때 나이와 얼추 같다. 당시 아버님의 비통함과 그 이후 아버님이 살아오신 30여년의 무게를 새삼 되새겨 본다”고 추모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막내 아들을 가슴에 묻고 살아오셨을 고인의 지난 31년의 세월을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진다”며 “부디 하늘나라에서 부자가 만나 그간 못 다 나눈 이야기 나누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검·경 수장도 부산 시민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았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28일 오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민 청장은 방명록에 “평생을 자식 잃은 한으로 살아오셨을 고인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고인이 평생 바라셨던 민주·인권·민생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썼다.
문무일 검찰총장도 같은 날 빈소를 찾았다. 그도 방명록에 “박정기 선생님께서 남겨주신 뜻, 박종철 열사가 꾸었던 민주주의 꿈을 좇아 바른 검찰로 거듭나 수평적 민주주의를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남겼다.
당시 언론에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고 말했던 강민창 전 내무부 치안본부장은 지난 6일 사망했다. 경찰이 사인 은폐를 위해 부검의까지 회유하려 한 사실 등이 밝혀지며 강 전 본부장은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1993년 유죄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