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판문점 선언 이후 대학생들의 남북교류행사에 관한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겨레하나(이하 겨레하나)는 28일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지난 5월 23일부터 진행해온 ‘판문점선언 1만 대학생비준운동’을 마무리했다. 겨레하나 관계자는 28일 현재까지 시민 1,848명에게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겨레하나는 지난 2004년에 출범한 대학생 단체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대학생 역사동아리다. 그들은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는 4·27 판문점 선언이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 겨레하나가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서 ‘판문점선언 1만 대학생비준운동’ 을 하고 있다. 사진=겨레하나
▲ 겨레하나가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서 ‘판문점선언 1만 대학생비준운동’ 을 하고 있다. 사진=겨레하나

겨레하나는 “이제까지 6.15 남북공동선언과 7·4남북공동성명이 있었지만, 통일에 가까워지지 못했다.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통일 문제만큼은 지속해서 이행해야 했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이 바뀌었다. 정권이 바뀌어도 통일정책이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판문점선언 1만 대학생비준운동’을 하는 이유는 판문점 선언이 온전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대학생들이 직접 뜻을 담으면 어른들이 이 목소리를 들어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겨레하나가 지난 5월 24일 숭실대학교에서 ‘판문점선언 1만 대학생비준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겨레하나
▲ 겨레하나가 지난 5월 24일 숭실대학교에서 ‘판문점선언 1만 대학생비준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겨레하나

그러나 이들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정철우(26) 대학생겨레하나 팀장은 과거에는 통일 이야기를 꺼내면 대학교 친구들은 빨갱이, 종북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길거리에서 통일 관련 활동을 하고 있으면 할아버지나 어르신들이 와서 ‘집에 가서 공부나 해라’, ‘야 이 빨갱이야’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으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4·27 판문점 이후에는 대학가와 시민들의 반응이 크게 달라졌다고 전했다. 정철우씨는 “사람들은 대학생들이 통일에 관심 없을 거로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판문점 선언 이후 평화 통일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 미필인 친구들은 우스갯소리지만 우리 이제 군대 안 가도 되는 거 아니냐 같은 가벼운 말로 시작해 진지한 이야기로 이어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 겨레하나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판문점선언 1만 대학생비준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겨레하나
▲ 겨레하나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판문점선언 1만 대학생비준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겨레하나

김연희(31) 집행위원장은 특히나 최근 남북교류행사위원회 모집 공고에서 늘어난 지원자 수를 보고 관심이 통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판문점 선언 전인 지난 2017년 3월 15일과 22일 각각 남북대학생교류기획단과 강릉 여자아이스하키 여자선수권대회 응원단 모집 당시만 해도 활동 지원자는 10명, 4명 정도로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대학생교류위원회 지원자가 10일 모집 기간에 334명이 지원했다”며 “판문점 선언 비준을 통해 이 열기가 지속해서 이어져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겨레하나는 낮 최고기온이 38도에 이르는 더운 날씨에도 땀을 흘려가며 시민들에게 판문점 선언이 비준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고 시민들은 이에 호응했다.

▲ 겨레하나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판문점선언 1만 대학생비준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겨레하나
▲ 겨레하나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판문점선언 1만 대학생비준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겨레하나

이선아(16) 서울 국제고등학교 학생은 “4·27 판문점 선언의 의미와 이게 왜 국회에 비준돼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활동가분들의 설명으로 우리라도 알게 된 거고 그럼 나부터 서명해서 칸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박하윤(17)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고등학교 학생은 "사실 그동안 뉴스를 잘 안 봐서 몰랐다. 그런데 겨레하나 대학생 활동가분께서 시민들이 힘을 모아야 우리가 원하는 대로 나라가 운영된다고 말씀하신 부분에 공감이 가서 서명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윤영(15) 경희고등학교 학생은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은 제게 활동가분께서 4·27 판문점 선언이 국회에 비준되면 남북교류가 활성화되고 학생들끼리 과학기술도 교류할 수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북한의 과학기술도 상당히 발전해 있다고 들었는데 그쪽 정보를 알고 싶다. 그래서 서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송민주(16) 경희고등학교 학생도 "활동가분의 말을 들어보니 반박할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 4·27 남북정상회담의 결과가 국회 비준으로 잘 이어져 갔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겨레하나는 지난 5월 23일부터 7월 28일까지 약 2달간 1,848명의 시민에게 받아온 서명을 8월 중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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