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종합일간지는 26일 군 최고 지휘관과 그 직할 부대가 이례적으로 공개적인 장소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이틀째 ‘거짓말 공방’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 사안을 집중 보도했다.
다음은 26일 아침 종합일간지가 보도한 기무사 문건 관련 기사 제목과 사설이다.
조선일보-군의 추락 (1면)
동아일보-기무사, 국방부가 서명 요구한 ‘송 국방 발언 관련 확인서’ 공개 (5면)
중앙일보-기무사 “송영무, 폭탄급 문건 이철희에게 왜 줬냐 말해”(6면)
한겨레-“위수령 잘못 아니다” 송영무 발언 보고서에…국방부 “사실무근” (6면)
경향신문-군, 자정능력 상실…산으로 가는 ‘계엄령 사태’ (1면)
서울신문-기무사 “송영무, 위수령 잘못 아니다” 발언…국방부 “사실무근”(5면)
세계일보-야 “위수령 잘못된 것 아니다” 송 발언 담긴 보고서 공개 (3면)
조선일보-장관은 거짓말 의혹, 기무사는 폭로전, 막가는 군대
동아일보-令 안 서는 송영무 경질하고 기무사 전면 개혁하라
중앙일보-군 지휘권 뒤흔든 진실 공방, 낱낱이 밝혀내야
한겨레-계엄 실행계획의 ‘진실’ 밝히는 게 훨씬 시급하다
경향신문-문제의 본질은 계엄 문건의 진실과 군 개혁이다
서울신문-본질 벗어난 계엄문건 진실공방, 군 이대로 둘 것인가
세계일보-국방장관·기무사 입씨름 추태, 계엄 문건 본질 흐려선 안돼
조선은 계급체계가 분명한 군 내부에서 싸움이 일어났다는 게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조선은 “그렇다고 직속 부하들이 장관의 문제를 폭로하고 나온 것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온갖 곳에서 정치판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제 군대까지 정치 싸움이다. 기무사 문건 수사를 신속히 끝내고 법원이 판단을 받도록 하고 군은 제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앙도 국방부의 내전을 비판했다. “대한민국의 적과 싸워야 할 국방부는 이날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을 놓고 물밑에서 내전을 벌였다. 전날 국회에서 송 장관과 이석구 기무사령관, 민 대령 등이 계엄령 문건을 놓고 공개 충돌한 뒤 이날은 상호 폭로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대 내에서 국방부 장관과 기무사령부 고위 관계자들이 공방을 벌이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실었다. 중앙일보는 군 관계자의 말을 빌려 “국민 앞에서 장관과 기무사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생생히 공개돼 너무 창피하다. 쿠데타 세력으로 몰리는 것도 억울한데 집안싸움을 하는 꼴이니 더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송 장관과 기무사령관의 진실 공방을 두고 해석은 접어두고 국방부 내전에 군이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것에 집중했다.
반면 이번 사건의 본질을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동아는 사설에서 계엄령 검토 세부문건은 시대착오적이라 평가했으며 한겨레와 경향, 서울신문, 세계일보는 계엄 실행계획의 진실을 밝히는 게 우선이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기무사 문건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송 장관과 기무사령관의 진실 공방 두 가지 모두에 집중했다. 동아는 사설에서도 기무사 문건 내용과 국방부 내전 모두를 꼬집었다. 동아는 “전날 국방부가 공개한 67쪽짜리 계엄 검토 세부문건에는 국회의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국회의 계엄 해제 시도를 무력화하는 등 시대착오적인 내용까지 포함돼 기무사 개혁론에 기름을 부었다”라고 설명하며 개혁에 무게를 실었다. 기무사 문건 공방이 벌어지면서 송 장관의 교체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동아일보는 “송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도 아직은 ‘교체 불가’ 기류가 더 많다. 현 시점에서 송 장관이 교체되면 계엄령 문건 수사와 국방개혁의 동력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땅한 후보군도 없고 개각을 하려면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정국 주도권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겨레는 “계엄 실행계획의 ‘진실’ 밝히는 게 훨씬 시급하다”는 사설 제목을 달았다. 한겨레는 “이번 파문의 핵심은 불과 1년4개월여 전에 군이 12‧12 쿠데타와 같은 헌정유린 행위를 기획하고 준비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