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MBN이 24일 MBN뉴스8에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타살이 의심된다는 보도를 했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MBN 뉴스8 리포트 “아무래도 미심쩍다…노회찬 타살설 ‘시끌’”이라는 기사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에 민원을 넣겠다고 밝혔다.

▲ 24일 MBN 뉴스8 리포트 화면 갈무리
▲ 24일 MBN 뉴스8 리포트 화면 갈무리

이날 지상파와 보도전문채널, 종합편성채널, 종합일간지 등 주요언론에서는 항간에 제기되는 노회찬 타살설을 보도하지 않았다. MBN은 주요언론 중 유일하게 10번째 큐시트에 해당 내용을 배치해 보도했다.

MBN은 “드루킹 의혹을 숨기기 위해 노회찬 의원이 타살당한 것이라며 보수단체 회원들은 특검 사무실을 찾아 부검을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보수단체 일부 회원들이 특검 사무실 앞에 찾아가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부검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담았다.

▲ 24일 MBN 뉴스8 리포트 화면 갈무리
▲ 24일 MBN 뉴스8 리포트 화면 갈무리

더불어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사이버감시단장의 발언과 이용식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일반적인 투신 사건과 다르다고 주장했다는 인터뷰도 담았다. 민언련에 따르면 이용식 씨는 MBN 스스로도 밝혔듯이 고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 물대포가 아니라고 주장했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포트 마지막에는 노회찬 타살설에 의문을 품지 않는 사람과 품는 사람을 각각 1명씩 인터뷰했다. 마치 여론이 반반으로 맞선 것처럼 보도한 점은 비판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민언련은 여론을 왜곡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에 민언련은 해당 보도를 방통심의위에 심의를 요청할 거라고 밝혔다. 민언련 관계자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 객관성과 제20조 2항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금지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24일 MBN 뉴스8 리포트 화면 갈무리
▲ 24일 MBN 뉴스8 리포트 화면 갈무리

MBN 복수의 취재원에 따르면 내부에서조차 이 기사를 쓰는 것을 두고 보도원칙에 맞는지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전해졌다. 사내에서는 기사를 쓰는 것을 두고 고인을 대하는 예의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정창원 MBN 사회부 부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제가 노회찬 투신설 기사를 쓰라 지시하고 승인 낸 거 맞다. 제가 24일 점심때 몇몇 분들이랑 식사하면서 노회찬 의원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그분들 사이에서는 일단은 점심때 들었던 이야기가 유서가 자필이 아니라 (컴퓨터)워딩이라더라. 풍문이 돌기 시작했다. 제가 아니라고 해도 그 사람들이 믿지 않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부장은 해당 리포트의 마지막 부분에 넣은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라는 문장을 강조해 보라고 말했다. 정 부장은 “여러 사람이 의심을 해서 논란을 잠재우려고 쓴 거지 타살설을 유포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시민들도 노 의원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을 벌어졌다”고 쓴 문장은 여론이 1:1로 나뉘었다고 보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 부장은 “그것은 여론이 갈렸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한 게 아니라 두 명 시민의 반응을 넣은 거 뿐”이라고 말했다.

정 부장은 ‘노회찬 타살설’ 보도와 관련한 내부 문제 제기에 대해 “사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건의를 듣고 고민하기는 했지만, 경찰의 입장을 정확히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에 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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