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자유한국당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을 모두 임명해 첫 회의를 열었다. 이날은 비대위의 첫회의였지만 새로운 위원들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함진규 정책위의장 위주로 회의가 진행돼 비대위 이전의 ‘홍준표 체제’를 다시 반복하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성태 원내대표가 노회찬 원내대표의 타계를 언급하면서도 ‘드루킹 특검’이 흔들리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해 변화된 모습을 느끼기 어렵게 만들었다.

▲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첫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 입장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첫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 입장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이날 회의는 우선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들 임명과 새로운 당직자 임명으로 진행됐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원내 비대위원으로 △김성태 원내대표 △함진규 정책위의장 △박덕흠 의원 △김종석 의원을 임명하고 외부인사로는 △최병길 전 삼표시멘트 대표이사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 △이수희 마중물여성연대 대변인 △정현호 내일을위한오늘 대표를 임명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새 당직자로는 김용태 사무총장을, 김석기 한국당 의원을 전략기획부총장으로, 김선동 한국당 의원을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임명했다. 수석대변인으로는 윤영석 대변인을, 배현진 전 자유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을 대변인으로, 홍철호 한국당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비상대책위원회의 첫 회의였지만 김병준 위원장은 인사말 외에는 특별한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다. 그대신 메시지를 던진 것은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이었다. 특히 김성태 원내대표는 또 다시 ‘드루킹 특검’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노회찬 원내대표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유로 허익범 특검을 무력화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며 “노회찬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아직도 애통하고 안타까움 마음이 그지없다. 그럴수록 게이트의 실체적 진실은 더욱더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노회찬 원내대표의 죽음을 가지고 드루킹 게이트의 허익범 특검을 무력화시키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나오고 있는데 결코 옳지 않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지난 대선공간에서 드루킹 일당이 여론조작을 통해서 국민들의 마음을 훔치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면서 결코 그들이 무슨 일을 목적으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허익범 특검은 한 점 의혹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진규 정책위의장 역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중소기업들이 고통을 느끼는 요인으로 짚으면서 사실상 ‘홍준표 체제’때와 같은 논리를 반복했다.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이날 새로운 당직자로 선정된 이들도 사실상 ‘홍준표 체제’와 크게 다른점이 없었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 외에도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을 전략기획부총장으로 세운점, ‘홍준표 인재영입 1호’인 배현진 전 송파을 당협위원장을 대변인으로 세운 것 역시 한국당 비대위가 ‘홍준표 체제’의 연속으로 보이는 이유다. 특히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2009년 용산참사의 책임자로 지목받고 있는 인물이고 특히 용산참사는 재조사가 진행 중이라 김 의원은 재조사 대상에 들어간다.

원내 인사뿐만 아니다. 혁신비상대책위원으로 선정된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이사는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광역의원 공천에서 탈락한 인물이고, 그 이유에 대해 전과기록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이날 회의를 마치고 김병준 위원장은 김대준 위원의 더불어민주당 공천 신청 사실에 대해서는 “제가 알고 있던 일”이라며 “민심을 담고,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담자는데 거기에 민주당, 한국당이 어디있냐”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김대준 위원의 전과기록에 대해서는 “불미스러운 일인지는 알았는데 어떤 일인지는 모른다”고만 답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대준 위원은 2008년 음주운전, 2013년 주거침입, 절도, 공동공갈 혐의 등으로 각각 입건되는 등 2건의 전과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보수가 새롭게 태어날 마지막 기회”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시켰다. 그러나 그 첫 회의는 ‘홍준표 체제’와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이날 김성태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대법관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김선수 후보를 반대하면서 “옷만 갈아입는다고 사람이 달라질 수가 있는가”라고 말했다. 오히려 이 말에 어울리는 것은 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회 모습이었다. 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옷만 갈아입는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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