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과 위원 배정이 결정됐다. 이번 상임위 배정에서 위원장 ‘쪼개기’와 함께, 비리혐의에 연루된 의원이 연관 상임위 배정을 받는 등 시작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상임위원장 임기는 2년인데, 1년 단위로 위원장을 쪼개 맡은 상임위가 7개나 된다. 이런 상임위 쪼개기에는 민주당이나 한국당이나 모두 포함된다. 이렇게 ‘쪼개기’로 위원장을 맡게되면 위원장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위는 민주당의 정성호‧이춘석 의원이 돌아가면서 위원장을 맡고, 행정안정위와 여성가족위는 인재근‧전혜숙 민주당 의원이 1년씩 번갈아 맡기로 했다. 한국당도 마찬가지다. 외교통일위는 강석호‧윤상현 한국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중보벤처기업위는 홍일표‧이종구 한국당 의원이, 보건복지위는 이명수‧김세연 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위는 박순자‧홍문표 한국당 의원이 맡게된다. 

▲ 국회 본회의장 모습. 사진=정민경 기자.
▲ 국회 본회의장 모습. 사진=민중의소리

상임위원회 중 ‘상원’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법사위원회는 한국당이 위원장을 가져갔고, 한국당에서 장제원, 이은재, 김도읍 의원 등이 배치됐다. 한국당의 이완영 의원도 법사위에 배정됐는데, 이완영 의원은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법원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배정이 부적절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법사위는 법무부를 비롯해 법원을 관할하는데,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의원에 재판부가 부담을 느낄 수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무위원장으로는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정무위 구성의 특이점으로는 정무위를 희망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교육위로 갔고, 법사위를 희망한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정무위로 배정됐다는 점이다. 김진태 의원은 16일 입장문을 통해 “제가 얼마나 미웠으면 멀쩡히 있는 사람을 빼버렸을까요?”라며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래서 정을 줄래야 줄 수가 없다”고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한국당 내에서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은 이른바 ‘복당파’로 분류되는 김성태 당대표 직무대행이 물러나야한다고 반복해 주장해왔고 의총에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기획재정위원장은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18대 후반기와 19대 전반기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간사, 위원장을 지냈던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19대 후반기에 이어 기재위에 배정됐다. 청와대 정무특보를 지낸 김두관 의원도 기재위에 배정받았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으로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전반기 과방위에서 활동했던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상임위가 변경됐다. 20대 전반기에 과방위에서 활동했던 민경욱 한국당 의원(전 KBS 앵커)도 국토위로 자리를 옮겼다. 20대 전반기 과방위였던 신경민 민주당 의원(전 MBC 앵커)도 과방위를 떠났다. 반면 원내 1석인 민중당의 김종훈 의원이 과방위에 배정됐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교육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쪼개졌다.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과 함께 위원장이 선출된다. 현재 수십억 원대 사학비리 혐의로 재판을 앞둔 홍문종 한국당 의원이 교육위원회 위원에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홍문종 의원의 교육위 배정을 두고 “경민학원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75억 원 횡령하는 등 사학비리 혐의로 구속당할 처지에 있다가, 소위 방탄국회로 겨우 구속을 면했다”며 “결국 교육계 비리 의혹을 받는 사람이 대한민국 교육을 다루는 상임위 위원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이 지난 5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전 신상벌언을 하며 동료 의원들에게 부결을 요청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이 지난 5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전 신상벌언을 하며 동료 의원들에게 부결을 요청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도 강원랜드 채용비리에 연루된 염동열 한국당 의원이 배정됐다. 염동렬 의원은 2012년11월 당시 강원랜드의 관리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를 소관부서로 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이었음에도 강원랜드 채용 비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토교통위원장으로는 박순자 한국당 의원이 선출됐다. 박덕흠 한국당 의원은 국토위원회 한국당 몫 간사를 맡게 됐다. 그런데 박 의원이 건설회사 대표이사 출신인 점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SOC 사업 예산을 다루게 되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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