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반대하고 혐오 표현하지는 않지만 동아리 포스터와 현수막을 찢는 등 반대행위를 펼치는 세력이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1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국내 성소수자 최대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성균관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퀴어홀릭’ 소속 한 학생의 말이다. 그는 “올해로 우리 동아리가 19년 됐는데 아직도 중앙동아리가 아니”라고 토로했다. 퀴어문화축제도 올해로 19회째를 맞이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캠퍼스엔 성소수자를 차별이 적지 않았다.

▲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서울광장에는 100여개 단체가 참여해 부스를 운영한다. 사진=박서연 기자
▲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서울광장에는 100여개 단체가 참여해 부스를 운영한다. 사진=박서연 기자
▲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서울광장에는 시민들이 다양한 복장을 하고 이날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서울광장에는 시민들이 다양한 복장을 하고 이날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이날 퀴어문화축제엔 15개 대학의 성소수자 동아리가 19회 퀴어축제에 부스를 꾸려 참여했다. 이들은 퀴어축제에 참가한 이유를 묻자 일제히 “1년에 딱 하루 오늘만큼은 자존감이 고취되고 연대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어 참여했다”고 했다.

미디어오늘은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숙명여대와 홍익대, 성균관대, 동국대, 고려대, 경기대, 숭실대, 연세대 등에서 온 학생들을 취재했다.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말자는 변화의 바람도 있지만 여전히 학내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세력이 있다”고 했다.

교수가 혐오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날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홍익대 ‘홍대인이 반하는 사랑’ 소속 한 학생은 “학내에 성소수자 동아리가 있는 걸 안 몇몇 교수들이 ‘레즈새끼들’이라는 혐오 발언을 수업시간에 쏟아냈다”며 “공식적으로 교수에게 찾아가서 말씀드린 결과 다행히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동성애반대운동을 주도하는 이들은 대부분 개신교인이다. 숭실대 동아리 ‘이방인’ 소속 한 학생은 “기독교 학교라 탄압이 더 심하다”며 “학생들은 관심이 없고 학교 안에서 영화제를 벌이려고 했더니 기독교 재단이 학교에 압력을 넣어 행사를 못했다”고 했다.

▲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서울광장에는 시민들이 다양한 복장을 하고 이날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서울광장에는 시민들이 다양한 복장을 하고 이날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서울광장에는 시민들이 다양한 복장을 하고 이날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서울광장에는 시민들이 다양한 복장을 하고 이날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고려대는 다른 학교에 비하면 사정이 낫다. 이 학교 동아리 ‘사람과 사람’은 “우리는 20년 차 동아리라 중앙동아리로 승격이 된 지는 꽤 됐지만 학교가 우리 동아리에는 정기적인 지원금을 주지 않는다”며 “오늘 같은 축제에 가는 경우에만 일부 지원해 준다”고 했다.

반면 동국대는 성소수자가 아닌 학생도 동아리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동국대학교 ‘QUD’ 소속 한 학생은 “우리는 생긴 지 3년밖에 안 됐지만 중앙동아리로 바로 승격됐다. 중앙동아리로 승격되려면 동아리 회원들 이름을 공개해야 하는데 (원치않는데 신상을 공개하는) ‘아웃팅’ 문제 때문에 한번 위기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앨라이 즉 성소수자가 아닌 학교 안 지지세력이 자신들 신상을 대신 적어줘 중앙동아리가 됐다”고 했다.

성소수자 외에도 이번 퀴어문화축제에는 특수교육학과 학생과 세계문제수업을 듣는 대학생과 고등학생이 선생님과 함께 이 축제에 참여했다.

이날 서울광장 행사장소에는 성소수자 문제를 알리고 인식개선을 촉구하는 여러 단체의 100여 개 부스가 운영되고,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열린다. 부산·대구·제주 등 지역별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함께 미국 대사관 등 10여 개 국가의 대사관도 참여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행사에는 다양한 문화행사와 전시가 열린다. 오후 4시30분부터 모든 참가자가 8대의 차량과 바이크팀과 함께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퍼레이드는 서울광장-을지로입구사거리-종로-퇴계로-회현사거리 등을 거쳐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4km 여정으로 진행한다.

▲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사진=이우림 기자
▲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사진=이우림 기자
▲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이날 행사에는 100여개의 부스가 운영된다. 사진=이우림 기자
▲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이날 행사에는 100여개의 부스가 운영된다. 사진=이우림 기자

올해 처음으로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는 ‘레인보우 라이더스’가 행진 첫머리에 선다. 퀴어문화축제에 성소수자 뿐 아니라 다양한 시민이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꿈꾸는 것처럼 레인보우 라이더스는 사륜차 중심의 교통문화·남성중심의 바이크문화에서 벗어나 누구나 자유롭게 바이크를 타자는 뜻으로 모인 라이더들이다.

퍼레이드를 마친 뒤 서울광장에 다시 모이면 오후 7시30분까지 문화행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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