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소수자의 최대 행사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14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맞은편인 서울 대한문 앞에선 이들을 반대하는 인파가 모였다.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동성애반대 국민대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퀴어축제 반론을 게재하라’는 문구를 내걸고 퀴어축제 반대의 뜻을 모았다.

동성애반대 국민대회 측은 5만 명이 참석한다고 집회신고를 했고, 오후 2시 현재 참가자가 거의 5만 명에 육박했다고 했다. 실제 시청역 2·3번 출구 쪽 인도가 막힐 만큼 사람이 모여 행사 도중 도로 한 차선을 추가로 통제해 집회 공간을 넓혔다.

▲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14일 서울 대한문 일대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14일 서울 대한문 일대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14일 서울 대한문 일대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대한문 인근 부스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이우림 기자
▲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14일 서울 대한문 일대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대한문 인근 부스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장슬기 기자

이들은 공식적으로 동성애자나 퀴어축제 참가자를 폄하할 의도가 없다고 했다. 다만 이들이 주장하는 동성결혼 합법화, 낙태죄 폐지 등이 제도로 정착할 때 한국사회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동성애가 에이즈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세금이 낭비된다고 주장했다.

동성애반대 국민대회장을 맡은 최기학 목사는 “동성애(동성혼)가 합법화되면 가뜩이나 저출산이 국가 과제인데 남녀가 이루는 가정이 파괴될 것”이라며 “음란·잘못된 성문화가 소위 성평등과 인권이념으로 우리사회를 처참하게 유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회는 동성애를 반대하거나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모임이지 동성애자들을 폄하하는 모임은 아니”라며 “동성애는 반대하지만 그들을 품고 사랑하고 치유해 우리의 가정을 동성애로부터 지키자”고 덧붙였다.

좀 더 과격한 발언도 등장했다. 지난해 동성애반대 국민대회장을 맡았던 김선규 목사는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을 다 사랑하지만 잘못된 열망을 향해가는 죄악까지 사랑하진 않는다”며 “동성애자의 영혼을 사랑하지만 죄악을 범하는 것은 기독교의 악이 되면서 사회의 악이 된다”고 말했다.

▲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14일 서울 대한문 일대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청 인근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이우림 기자
▲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14일 서울 대한문 일대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청 인근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이우림 기자
▲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14일 서울 대한문 일대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대한문 인근 부스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 사진=이우림 기자
▲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14일 서울 대한문 일대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대한문 인근 부스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 사진=이우림 기자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용희 가천대 교수(바른교육교수연합 대표)는 “서울광장 퀴어축제 반대 서명이 22만 명을 돌파했다. 그런데 ‘청와대는 서울광장 성소수자 축제는 서울시 심의를 거쳐 문제없다’고 했다”며 “지난해엔 낙태법 폐지로 국민청원이 23만이 넘었는데 그때 청와대에서 ‘국민 뜻을 존중해 합당하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자기 입맛에 맞으면 존중하고 아니면 묵살하는 것이 국민을 존중하는 정부냐”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서울시민 67%가 세금으로 운영하는 시청광장을 동성애 축제로 사용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했다”며 “성인용품을 판매·전시하고 과도한 노출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82.9%나 된다”고 말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에서 진행했다. 질문을 구체적으로 보면 첫 번째 질문은 “현행 헌법과 민법은 남녀 결혼만 인정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동성결혼 찬반여부를 물었다. 질문에 편향이 반영됐다. 응답자 중 73.9%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두 번째 질문에선 “퀴어문화축제는 해마다 과도한 노출과 성인용품 판매와 전시가 논란이 된다. 시민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공공장소에서 행하는 공연음란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한 뒤 과도한 노출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응답자 중 82.9%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자녀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77%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이는 과거 퀴어축제의 일부 모습을 확대해석한 질문으로 실제 이날 시청광장에선 어린이가 보기 부적절한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퀴어축제의 서울시청광장 사용허가 적절성을 묻는 질문은 네 번째로 등장했다. 응답자 중 67%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편향된 질문을 바탕으로 한 여론조사를 인용해 집회에서 퀴어축제를 비판한 것이다.

이 교수는 “지난해에도 저쪽(퀴어축제) 사람들이 다 자리를 뜬 뒤에도 (동성애 반대집회) 시민들은 이 자리를 지켰다”며 “오늘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 국회의원과 대통령, 서울시장과 온 국민에게 보여주자”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의 섬김과 충성으로 대한민국의 자녀들이 복을 받을 것이고 하나님께서 저 행사(퀴어축제)가 서울광장에서 할 수 없도록 역사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14일 서울 대한문 일대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 모습. 사진=이우림 기자
▲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14일 서울 대한문 일대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서울시청과 광화문에는 다양한 집회가 열렸다. 사진은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 모습. 사진=이우림 기자

▲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14일 서울 대한문 일대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광화문 인근에서 동성애자 비판 티셔츠를 입고 있는 이들. 사진=이우림 기자
▲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14일 서울 대한문 일대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광화문 인근에서 동성애자 비판 티셔츠를 입고 있는 이들. 사진=이우림 기자
동성애반대 국민대회는 교계연합 예배·기도회를 진행한 뒤 오후 3시부터는 대한문광장-숭례문-서울시청-광화문을 거쳐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길로 행진을 진행한다. 이후에도 각종 문화행사를 진행해 오후 7시30분께 마무리한다.

이날 동성애반대 국민대회에는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기독교동성애대책아카데미 등 약 20곳에서 대한문 일대에 부스를 차려 자신들의 주장을 전하고 있다.

위 여론조사는 서울시 만19세 이상을 대상으로 유선ARS(68.8%), 무선ARS(31.2%) 비율로 조사했고 응답자는 1024명이었다. 이 조사는 95% 신뢰수준이고 표본오차는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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