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회 서울 퀴어퍼레이드가 14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바로 옆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선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변화시켜 신앙을 갖게 하자는 종교인들 행사가 열렸다. 개신교 단체인 홀리라이프와 건전신앙수호연대는 ‘탈(脫)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청계광장과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진행한다.

‘탈동성애 인권운동’은 동성애가 선천적인 게 아니므로 이들을 변화시키면 이성애자의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의 운동이다. ‘탈동성애 인권운동’은 이요나 목사(홀리라이프 대표)를 중심으로 형성했고, 홀리페스티벌은 올해로 5회를 맡는다. 이 목사는 청년시절 자신이 게이였는데 어머니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해 힘들어 했고 결국 세상을 떠나자 게이의 삶을 포기했다고 했다. 이 목사는 한때 이태원에서 성소수자를 상대로 바를 운영한 걸로 알려졌다.

▲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 등은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탈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개최한다. 사진은 동아일보 앞에 설치한 부스 홍보문구. 사진=이우림 기자
▲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 등은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탈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개최한다. 사진은 동아일보 앞에 설치한 부스 홍보문구. 사진=이우림 기자
▲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 등은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탈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개최한다. 사진은 동아일보 앞에 설치한 부스 홍보문구. 사진=이우림 기자
▲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 등은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탈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개최한다. 사진은 부스 앞에 설치한 홍보문구. 사진=이우림 기자

‘탈동성애’를 외치는 이들은 동성애자들이 어렸을 때 성범죄·학대 등 충격을 받고 왜곡된 성 관념을 가졌다고 판단하고 동성애자들이 전통적인 성 관념을 가질 수 있도록 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요나 목사는 “실제 탈동성애한 사람들이 오늘 집회에 많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탈동성애’ 운동계에선 이요나 목사가 동성애 1세대이자 탈동성애 운동의 선구자로 불린다.

이날 행사에선 ‘탈동성애’ 운동계에서 한국 최초 ‘여장남자’로 알려진 고 김유복씨의 증언 영상이 나왔다. 김유복씨는 이요나 목사의 오랜 친구로 오랜 기간 투병 끝에 지난 2016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투병 중 자신이 동성애자로 살았던 삶을 반성한다며 예수를 믿고 ‘탈동성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탈동성애’를 외치는 이들은 이날 1시 서울 대한문 앞에서 종교단체 등이 참여하는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에도 비판적인 시각이다. 홀리페스티벌 한 참가자는 “동성애 반대집회는 동성애를 죄악시하고 대안없는 반대만 외치지만 우리는 다르다”며 “그들도 신앙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우리가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 등은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탈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개최한다. 사진은 오전 11시30분 경 서울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개회 예배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장슬기 기자
▲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 등은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탈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개최한다. 사진은 오전 11시30분 경 서울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개회 예배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장슬기 기자

이 참가자는 “동성애 반대집회는 태극기집회에 참여했던 사람들도 일부 참여해 일반 시민을 설득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 태극기시민혁명국민운동본부 등은 대한문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를 열고 있는데 동성애 반대도 함께 외치고 있다.

홀리페스티벌은 오전 11시20분경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개회예배’로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임경호 목사는 “지난해 행사에선 비가 많이 왔는데 오늘은 어둠의 구름이 떠나고 새날이 밝았다”며 “오늘 서울시내 모든 축제에 어둠이 떠나가고 퀴어축제에 참가하는 이들에게도 어둠이 떠나가길 기도드린다”고 했다. 개회예배에는 각종 개신교 단체와 교회에서 200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이날 설교를 맡은 이규 목사는 “우리의 아들·딸이 어마어마하게 퀴어축제에 참여하지만 하나님은 자녀를 출산하고 가족을 이뤄 사랑하길 원할 것”이라며 “(참가자들은 동성애 관련)욕구와 욕망이 자연스러운 것이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 목사는 “혼낸다고, 좋은 혜택을 준다고 이들이 변화하지 않는다”며 “예수그리스도는 퀴어도 사랑하고 이 땅의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 예수님께서 건지지 못할 사람이 없다”고 했다.

▲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 등은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탈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개최한다. 참가자들이 부스 앞에서 시민들에게 이날 행사 취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 등은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탈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개최한다. 참가자들이 부스 앞에서 시민들에게 이날 행사 취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 등은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탈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개최한다. 사진은 동성애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사진=이우림 기자
▲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 등은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탈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개최한다. 사진은 '탈동성애자'에게 보내는 메시지. 사진=이우림 기자

이들은 오후 3시부터 청계광장에서 교보문고 종각 등을 거쳐 행진하며 만나는 시민이나 다른 집회 참가자들에게 전도지를 돌릴 예정이다. 해당 행진을 프리덤 마치(Freedom March)라 부르는데 이는 미국 ‘탈동성애’ 행사에서 따온 이름이다. 오후 4시에는 홀리페스티벌 문화축제가 개최되는데 미국 ‘탈동성애’ 단체에서도 참여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이들이 모인 만큼 충돌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다니엘 홀리페스티벌 준비위원장은 “오늘 많은 단체가 참여해 긴장도가 높다”며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하 위원장은 “혹시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물리적인 접촉이 있어선 안 된다”며 “언쟁을 피하고 주변에 경찰이 있으니 도움을 요청하거나 동아일보 앞·청계광장·파이낸스센터 앞 세군데 부스가 있으니 주최 측에 알려달라”고 말했다. 또한 “기자들이 인터뷰를 요청할 때 개인적으로 응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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