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MBN기자 3명이 JTBC 경력기자 공채에 합격했다. 당시 MBN보도국이 JTBC보도국에 전화해 “사람 빼가지 말라”며 항의했다는 얘기가 퍼질 만큼 MBN의 충격은 컸다. MBN은 2011년 종편 출범 뒤 해마다 10여 명의 기자가 이직했다. MBN노조 관계자는 기자협회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6년간 기자 60명(종편 출범 초기 26명 포함)가량이 지상파나 타사 종편사 등으로 이직했다”고 밝혔다.

최근 JTBC 경력기자 공개채용에도 MBN 기자 1명이 합격한 걸로 전해졌다. 내부에선 이제 놀랄 일도 아니라는 반응이다. 이번 채용에는 MBN·매일경제 소속 기자가 무려 15명이나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들 이탈이 수년째 반복되지만 MBN은 단기 수익과 시청률에만 급급해 기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매일경제에서 MBN으로 넘어온 인사들이 방송 매커니즘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MBN노조가 반복되는 경력기자 이탈과 관련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했으나 경영진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이 10년차 이상 기자를 키울 생각도 없는 것 같다는 냉소마저 나온다. 주52시간 근무에 대비해 7명의 경력기자를 충원한 JTBC의 상황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JTBC는 손석희 사장 취임이후 타방송사로 이직한 기자가 없다.

채널A도 분위기는 좋지 않다. 이번 JTBC 경력기자 채용에 채널A 기자는 3명이 합격했다. 채널A는 이중 1명을 붙잡았지만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채널A 기자들은 지난 6일 보직간부와 면담에서 인력유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 걸로 전해졌다. 2015년 8월에도 JTBC 경력기자 채용에 채널A 기자 4명이 빠져 나갔다.

채널A 한 기자는 “계속 기자들이 빠져나가면 지속가능할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경력기자 채용이 곳곳에서 예정돼 이번에 경영진이 기자들을 붙잡을 요인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채널A 기자는 “채널A에는 우스갯소리로 좌순실·우순실이 있다. 두 사람이 김재호 사장 옆에 있는 한 채널A에 미래는 없다”며 체념한 모습이었다.

방송사 경력공채는 활발해질 전망이다. JTBC와 비슷한 시기에 채용을 진행한 SBS도 경력기자 6명을 뽑았다. 내년 7월부터 방송사가 주 52시간 노동을 준수해야 해 즉시 투입 가능한 종편 기자는 몸값이 올라갈 수 있다. 향후 1년 간 종편3사는 기자 이탈 몸살에 시달릴 수 있다. 검증된 ‘선수’들만 빼 갈테니조직이 입을 충격은 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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