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평양에 간다.

통일부는 JTBC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북한 방문을 신청했으며,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이를 승인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권석천 JTBC 보도국장 등 8명이 9일부터 12일까지 평양을 방문한다. JTBC는 북측 민화협 인사 및 방송 관계자들을 만나 남북 언론교류 및 평양지국 개설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JTBC 기자들에 따르면 이번 사안은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됐으며 사내에서 아는 이들이 극소수였다.

▲ JTBC '뉴스룸'을 진행하는 안나경 아나운서(왼쪽)와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오른쪽).
▲ JTBC '뉴스룸'을 진행하는 안나경 아나운서(왼쪽)와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오른쪽).
김홍걸 남측 민화협 의장은 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JTBC의 방북은 우리도 몰랐다”고 전한 뒤 “평양지국 설치는 당장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번 방북이 계기가 되어 언론사들의 취재환경도 나아지고 북한 고위급 인사 인터뷰도 할 수 있게 된다면 남과 북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걸 의장 또한 오는 16일 평양을 방문한다.

남측 언론인의 공식적인 방북은 2009년 이후 9년만이다. 2009년 7월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와 북측위원회 언론분과위원회와의 공식 실무접촉을 끝으로 남북언론교류는 중단됐다. 때문에 JTBC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남북 간 언론인 교류도 활성화 될 전망이다. 앞서 연합뉴스와 KBS 등이 평양지국 개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평양行 비행기는 JTBC가 가장 먼저 타게 됐다. 당장 관심이 가는 건 JTBC가 평양에서 가져올 ‘결과물’이다.

JTBC는 올해 초 남북교류추진단을 만들고 지난 3일 인사에서 이규연 탐사기획국장과 고수석 중앙일보 북한전문기자를 각각 남북교류추진단장과 부단장으로 임명하며 남북교류를 준비해왔다. JTBC와 북측 사이에 평양지국 개설 논의가 진행되겠지만 당장의 성과물은 북한 고위급 인사와의 단독인터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6·12 북미정상회담 당시 언론계에서는 손석희 JTBC 보도담당사장이 13일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인터뷰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6월1일 남북 고위급회담 당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불쾌감을 표시했다가 질문한 기자가 JTBC 소속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손석희 선생이랑 잘하는 거 같은데 왜 그렇게 질문하오”라고 말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북측이 특정 남측 언론인의 이름을 거론하며 호감을 드러낸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이 때문에 北의 고위급 인사와 손 사장 간의 인터뷰 성사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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