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립PD협회와 유족들이 방송계의 불공정한 관행과 싸우던 중 EBS 다큐멘터리 ‘다큐프라임’을 찍으러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갔다가 세상을 떠난 고 김광일·박환성 PD 1주기를 앞두고 현지에 추모비를 세웠다. 

지난해 독립PD협회 집행부 자격으로 남아공에 방문했던 권용찬 PD와 박환성 PD의 동생 박경준씨가 추모비 건립을 위해 지난달 26~29일까지 남아공을 방문했다. 협회와 유족은 사고현장인 남아공 베들레헴 인근 도로와 두 PD를 화장한 요하네스버그 반더비즐르파크 공동묘지(Vanderbijlpark Cemetery)에 각각 추모비를 세웠다.

▲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반더비즐르파크 공동묘지에 설치된 고 김광일, 박환성 PD 추모비. 사진=한국독립PD협회 제공
▲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반더비즐르파크 공동묘지에 설치된 고 김광일, 박환성 PD 추모비. 사진=한국독립PD협회 제공
▲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반더비즐르파크 공동묘지에 설치된 고 박환성 PD 추모비와 박 PD의 동생 박경준씨. 사진=한국독립PD협회 제공
▲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반더비즐르파크 공동묘지에 설치된 고 박환성 PD 추모비와 박 PD의 동생 박경준씨. 사진=한국독립PD협회 제공

사고현장에는 십자가 모양의 추모비를 두 PD의 얼굴과 그들을 기억하겠다는 메시지를 영어로 담아 세웠다. 다만 이곳은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차로 약 3시간이나 떨어져 두 PD를 기억하려는 이들이 방문하기 어려워서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가까운 화장장에 좀 더 커다란 추모비를 세웠다.

권 PD는 지난 5일 “사고현장을 다시 방문했는데 길이 워낙 황량해서 먹먹했지만 남아공 한국대사관 측이 동행해줘서 많이 위로가 됐다”며 “고인들이 좋아하던 콜라와 맥주를 챙겨 인사하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준비한 결과 추모비를 세워, 방송계 불공정한 관행에 맞섰던 뜻을 잊지 않고 기록할 수 있었다”며 “고인들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고 김광일, 박환성 PD가 EBS 다큐프라임 촬영을 위해 남아공으로 떠났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현장. 사진=한국독립PD협회 제공
▲ 고 김광일, 박환성 PD가 EBS 다큐프라임 촬영을 위해 남아공으로 떠났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현장. 사진=한국독립PD협회 제공
▲ 고 김광일, 박환성 PD가 EBS 다큐프라임 촬영을 위해 남아공으로 떠났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현장. 권용찬 독립PD와 박경준씨가 현장에 추모비를 설립하고 고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국독립PD협회 제공
▲ 고 김광일, 박환성 PD가 EBS 다큐프라임 촬영을 위해 남아공으로 떠났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현장. 권용찬 독립PD와 박경준씨가 현장에 추모비를 설립하고 고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국독립PD협회 제공

박 PD 동생 박경준씨는 지난 5일 “1년 만에 갔는데 1년이 지났다는 느낌이 안 들고 어제 방문해서 화장하고 제사 지냈던 것처럼 기억이 살아났다”며 “지난해 협회에서 모금활동을 했는데 장례를 치르고 남은 비용이 있어 추모비까지 건립하게 됐다”며 모금에 동참해 준 시민과 동료PD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해 한국독립PD협회는 사고수습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두 PD의 귀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을 했다. 당시 성금으로 장례 등을 마쳤고, 남은 돈으로 현장에 추모비를 세운 것이다.

한편 한국독립PD협회는 두 PD가 사망한 한국시각 기준으로 오는 15일 두 PD의 1주기 행사를 열 예정이다. 두 PD는 현지시각 지난해 7월14일(한국시각 15일) 늦은 시각 차량을 직접 운전하다 사고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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