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을 공개한 가운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016년11월18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계엄령 준비”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추 대표는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군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돌고 있다. 참으로 무지막지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청와대가 ‘박사모’를 시켜서 물리적 충돌을 준비하고, 시간을 끌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사정기관에 흔들지 말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도 말했다.

당시 조선일보 등은 해당 사실이 유언비어라며 추미애 대표를 비판했다. 2016년 11월19일 조선일보는 사설 “집회 앞두고 ‘계엄령’ 유언비어 퍼뜨린 추 대표”에서 “지금 우리 군이 박 대통령이 명령한다고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눌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고,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장병들은 대통령에게 등을 돌릴 것”이라고 썼다. 이어 조선일보는 “있을 수도 없는 인터넷에서나 떠돌 얘기를 ‘아니면 말고’ 식으로 내뱉고 보는 것이 야당 수준인가. 무책임한 운동권 습성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썼다. 당시 박사모는 추미애 대표의 발언이 허위사실이라며 형사고소를 하겠다고 밝혔다.

▲ 2016년11월19일 조선일보 사설.
▲ 2016년11월19일 조선일보 사설.
그러나 추미애 대표가 언급한 군의 위수령과 계엄령 계획은 현재 사실로 드러났다. 이철희 의원이 5일 공개한 군 기무사령부의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2017.3)’ 문건을 살펴보면 △탄핵결정 선고일 서울지역 ‘위수령’ 발령 관련 증원부대, 방호계획 △계엄 기구 설치, 운영 △위수령 또는 계엄 시행준비 착수 △본 대비계획을 국방부 육본 등 관련부대에 제공 △계엄임무수행군 임무수행 절차 구체화 등의 조치가 언급돼있다.

추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에서 1년 8개월 전의 자신의 발언을 다시 언급했다. 추 대표는 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촛불광장에서 시민의 안전이 나날이 걱정이었고, 그 당시 군의계엄령을 준비한다는 정보가 있어 그러한 일을 하지 말라는 경고했던 적 있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그 직후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런 숱한 비판 속에 아슬아슬하게 지나온 과정이 생각난다”며 “그러나 지난 3월 촛불집회 당시 군 병력 출동계획을 검토한 국방부 문건이 드러났고, 어제(5일)는 실제 위수령과 계엄령 시행 방안이 법률적 검토 방안 넘어 구체적인 시행방안까지 문건으로 드러났다.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대표가 6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대표가 6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추 대표는 “문건에는 계엄령의 단계적 방안까지 면밀하게 나와있고, 그 방안은 마치 12·12사태와 아주 닮아 놀랍다”며 “세계에서 유례가 없었던 질서 있는 촛불집회를 당시 기무사는 폭도로 인식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철희 의원은 2016년 당시 추미애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당시) 아마 제가 알기로는 추미애 대표가 현역군인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고 알고 있다”며 “지금 돌이켜보면 상당히 적시에 문제제기를 잘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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