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가 비대위원장 대상을 추리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물이 비대위원장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관심끌기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도올 김용옥 선생이나 진보성향 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까지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농담하느냐”는 말까지 나온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3일 “비대위원장 후보로 36명을 놓고 한 분 한 분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지속적으로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는 물론이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김황식 전 국무총리, 박관용 전 국회의장, 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전원책 변호사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당내 인물로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 남경필 전 경기지사, 이인제 전 의원 등 6.13 지방선거에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선 이들도 거론된다고 알려졌다.

안상수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도올 김용옥 선생과 이국종도 포함돼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비대위원장 명단에는 소설가인 김진명과 이문열씨,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이국종 아주대 외상센터장,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이름까지 오르내렸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상수 혁신비대위원회 준비위원장이 4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상수 혁신비대위원회 준비위원장이 4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언론에 거론된 비대위원장 후보자들은 대부분 당황한 기색을 보인다. 이회창 전 총재는 언론을 통해 “연락이 오지도 않았고, 의사도 없다”고 밝혔고 이국종 교수도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고 말했다. 최장집 교수도 “농담이냐”며 “나와 한국당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7월3~8일까지 비대위원장과 위원을 대국민 공모 및 추천 과정으로도 동시 진행하고 있다. 4일에는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스스로 “한국당 비대위원장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 비대위원장 선정 과정이 ‘희화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의 쇄신을 위한 인물이 아니라 그저 특이한 인물들을 언급하면서 관심끌기용으로만 소비된다는 지적이다.

4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보수의 미래 포럼 제3차 세미나’에서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비대위원장으로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까지 나오는데 참담해서 잠이 안 올 지경”이라며 “이제는 도올 김용옥 선생이야기까지 나오는데 당을 희화화하는 것을 넘어서 자해하고 모욕하는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진태 의원은 “이렇게 당이 엉망이 된 것은 결국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탓이며, 당장 의총을 열어서 문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의 거취문제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에 김성태 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4일 원내대책회의과 끝나고 기자들과 대화에서 “저의 권한을 행사하기보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아내기 위해 비대위원회를 구성하고 준비위원회를 조직한 것이고, 우리당의 쇄신을 위해 다양한 시각을 집합시키고 있다”며 “국민의 관심이 촉발되고 있는데 이를 희화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진정한 쇄신과 변화를 위한 몸부림의 일환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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