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회 의장단과 각종 상임위원장 구성이 27일 시작했으나 속도는 더디다. 이미 의장단 선출 법정시한인 5월24일은 한 달이나 넘겼다. 의장단과 함께 상임위원장도 일괄타결해야 한다는 야당 입장 때문에 원구성은 더뎌지고 있다.

특히 국회부의장 2석을 두고 야당끼리 입장이 갈린다. 상임위원장은 ‘알짜’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장을 놓고 협상이 진행 중이다. 

우선 국회의장은 일반적으로 원내1당에서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미 5월16일 6선의 문희상 의원은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에 따라 문희상 의원이 하반기 국회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에 선출된 문희상 의원이 지난5월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임화영 기자
▲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에 선출된 문희상 의원이 지난5월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임화영 기자
문제는 2명의 부의장이다. 다당제인 경우 원내 2당과 3당이 국회부의장을 한자리씩 맡는 게 관례다. 관례에 따르면 한국당 1석, 바른미래당 1석으로 나누지만,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한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은 바른미래당이 향후 한국당과 합당할 수 있어 바른미래당이 부의장 자리를 가져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18개의 상임위 구성도 난항이다. 보통 상임위 위원장은 선거 후 달라진 의석수에 따라서 협상한다. 이번 지방선거 이후 의석으로 따지면 민주당 8개, 한국당 7개, 바른미래당 2개, 평화와 정의의원모임에서 1개가 배분된다. 그러나 관례대로 배분될지도 알 수 없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여당인 민주당이 범진보진영을 생각해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 (상임위원장을) 평화당 1개, 정의당 1개를 줘야한다”고 주장한다.

중요 상임위인 운영위원회, 법사위원회, 예결위원회의 위원장을 놓고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보통 운영위원회는 정부여당의 원내대표가 맡는 게 관례다.

▲ 안개가 낀 국회 전경. 사진=민중의소리
▲ 안개가 낀 국회 전경. 사진=민중의소리
문제는 법사위원장이다. 법사위는 상임위에서 법안이 올라오면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로 가기에 ‘알짜 상임위원회’로 분류된다. 한국당은 법사위원장은 무조건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8일 윤영석 한국당 대변인은 “민주당이 법사위, 운영위를 다 가져가면 여야의 균형과 견제 기능이 발휘될 수 없다”며 한국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와야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윤 대변인은 “솔직히 나머지 위원장은 의석 수가 줄어 고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법사위원장을 내준다면 운영위나 예결위 위원장은 양보가 가능한 뜻이다.

그러나 전반기 법사위원장을 권성동 한국당 의원이 맡은 전례 때문에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한국당에 내주기 쉽지 않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28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전반기 한국당 법사위원장이 권성동 의원이었는데, 그동안 법사위가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게 아니라 완전히 법안을 막는 상임위로 작동했다”고 지적했다. 홍익표 수석부의장은 “그래서 법사위원장을 야당에게 준다 해도 다른 야당도 있고 꼭 제1야당이 가져 가지 않을 수 있다. 그런 가능성도 열어 놓고 협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홍 부의장은 한국당이 법사위원장 후보를 누구로 내느냐에 따라 협상도 열려있다고 했다.

현재 한국당에서 유력한 법사위원장 후보는 여상규 의원(3선)이다. 여상규 의원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전반기에 법사위에 있어서 알지만, 권성동 위원장이 특별히 법안을 막아서 법안 처리가 지연됐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하지만 법사위 전반기에 처리가 부진한 부분이 있었다면 후반기에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상규 의원은 “보통 제1당이 국회의장을 배출하면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는 것이 관례다. 관례를 깨려면 명확한 근거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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