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튜버가 ‘청와대 비서실’이라고 문구가 적힌 화환 사진을 올리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화환이나 꽃다발은 ‘대통령 문재인’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임종석’ 명의로만 보낸다”며 유튜버가 올린 사진 속 화환을 청와대에서 보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내일 ‘새벽팩’ 정식런칭이라고 청와대 비서실에서 이런 선물이 도착했다”며 유튜버 ‘새벽’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청와대 비서실’ 화환 사진을 보도했다.

보도를 접한 누리꾼들은 유튜버 ‘새벽’이 올린 사진 속 ‘청와대 비서실’ 화환에 진위를 가려야 한다고 문제제기했고, 청와대가 개인에게 화환을 보낼 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새벽’은 사진을 삭제하면서 “청와대 직원 가족인 A사 대표의 개업 축하를 위한 꽃바구니”라고 말을 바꿨다.

▲ 사진 출처=유튜버 새벽 인스타그램
▲ 사진 출처=유튜버 새벽 인스타그램
A사 대표도 SNS에서 두 차례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해명 글에도 어떤 과정을 거쳐 ‘청와대 비서실’이라는 문구를 단 화환을 받았는지 밝히지 않았다.

김의겸 대변인이 밝힌 대로라면 A사 대표가 거짓말 하거나 아니면 청와대 직원 중 한명이 실제 청와대 공식화환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청와대 이름을 걸고 선물을 보냈을 수도 있다.

A사 대표는 처음 “런칭 축하를 목적으로 청와대 직원 가족인 제 앞으로 받게 된 것을 A 직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찍게 된 사진”이라며 “해당 직원명이 기재되지 않은 점 등 중간과정에서 전달이 미흡했던 부분들로 오해를 하게 해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여전히 청와대 직원이 가족인 자신에게 화환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진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A사 대표는 “본 꽃다발은 청와대 직원의 가족에 의해 개인 사비로 발송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환을 보낸 사람이 청와대 직원인지 아니면 청와대 직원의 가족인지 모호하게 입장을 밝혔다.

A사 송아무개 대표는 28일 오전 통화에서 “(화환은) 청와대 직원 가족이 보낸 것”이라며 “저도 (직원과) 가족이다. 청와대 직원 가족이 화환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송아무개 대표는 ‘왜 청와대 직원분 가족이 청와대 비서실이라고 쓴 화환을 보냈나’라는 질문에 “더 이상 말할 수가 없다. 힘들다”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해프닝이라고 할 사안에 별도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 같은 일이 계속 벌어지면 문제가 커진다고 판단해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서 온 공식 화환이라고 속여 권위를 등에 업고 사익을 취하면 범죄가 될 수 있다. 언론을 통해 논란이 확산된 김에 재발을 방지하고자 청와대가 선제 조치를 취한 셈이다.

청와대 직원이 실제 화환을 보냈더라도 개인 명의가 아닌 청와대 명의를 사용하는 것은 공식화환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관계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에 경고 차원에서 입장을 밝혔다는 시선도 있다. 청와대 직원이나 청와대 직원 가족이 화환을 보낼 수 있지만 청와대라는 정부 조직의 이름으로 화환을 보내면 이처럼 부작용이 발생하니 유념하라고 경고를 보냈다는 얘기다.


유튜버 새벽이 게시한 ‘청와대 꽃바구니’, M사 대표 ‘자작극’ 인정해

본 보도 이후 유튜버 ‘새벽’측이 본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협력사 M사의 대표인 S씨는 자비로 ‘청와대 비서실’을 발송인으로 허위 기재하여 화환을 배달하도록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새벽은 당시 “가족이 청와대에 근무하여 청와대에서 꽃바구니가 온 것”이라는 S씨의 거짓 설명을 믿고 기념사진을 찍어 SNS에 게시한 것일 뿐 S씨의 자작극에 동참한 사실이 없고, M사의 대표 S씨를 상대로 이번 사태로 인해 입은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