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오너 일가 퇴진 운동을 전개해온 ‘대한항공직원연대’(이하 직원연대)가 새로운 민주노조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 구성 계획을 밝혔다.

직원연대는 28일 오전 입장문을 내 “일반, 객실, 정비, 사업본부 직원 목소리를 모아 조씨 일가 갑질의 보호막이 될 민주노조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한 줌도 안되는 갑들이 아닌 직원들이 주인이 돼 회사를 바꿔 나가도록 민주적인 노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 5월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스톱 4차 가면 촛불집회'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민중의소리
▲ 5월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스톱 4차 가면 촛불집회'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민중의소리

대한항공직원연대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로 대한항공 직원들의 저항이 집단으로 터져 나오면서 지난 5월 구성됐다. 이들은 카카오톡 단체 익명 대화방을 중심으로 모여 5~6월 간 오너 일가 갑질 제보, 촛불집회 기획·참여, 게릴라 홍보전 등을 해왔다.

직원연대는 자신을 “노동인권단체”로 규정했다. 직원연대는 정관에 “본 직원연대는 대한항공 직원의 존엄할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직장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인권침해와 차별로부터 직원의 인권을 보장 보호하고, 직원의 기본권과 복지를 증진하며, 직장 내 반인권적 법률, 제도, 정책 등을 감시하고 개선함을써 대한항공이 인권친화적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기여하기 위한 노동인권단체”로 규정했다.

이들은 오는 7월 시민사회와 함께 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예고했다. 직원연대는 “조씨 갑질 근절의 간절한 마음에 동조하며 연대할 모든 노동·시민·사회단체의 참여를 유도할 것이다. 사회 유명인사들에게 조씨 갑질근절에 함께해 달라고 부탁할 것”이라며 “갑질에 상처받은 을들이 얼마나 많이 모이느냐가 이번 운동의 승패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 6월28일 발표된 대한항공직원연대 입장 발표문
▲ 6월28일 발표된 대한항공직원연대 입장 발표문

직원연대는 시민사회에 ‘조양호 퇴진 범국민선언운동’을 제안했다. 직원연대는 이를 위해 모든 ‘을’들이 얼굴을 직접 보며 모이는 ‘조양호 퇴진 원탁회의’(가칭) 구성도 제안했다. 직원연대는 “온라인 퇴진 운동은 한계가 있다. 결국 사람이 만나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마음을 확인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들은 이사해임청구소송을 위한 소액주주운동도 벌인다. 대한항공 전체 주식 3%를 확보해 주총을 소집하고, 5%를 확보해 이사해임청구소송을 진행하는 게 골자다. 이들은 “언론제보, 가면집회, 촛불집회를 통해 시민들의 분노와 지지를 얻어낼 수 있지만 조씨 일가를 회사에서 쫓아내기는 역부족”이라며 “대한항공 주식 11%를 가진 국민연금으로 하여금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유도도 하겠다”고 밝혔다.

오너일가 갑질제보 창구로 만들어진 카카오톡 대화방 3개엔 대한항공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1500명 가량 모여있다. 사증과 실명을 공개하고 직원연대 토론방에 참여하는 토론방엔 80인이 모였다. 집행부 격인 직원연대 확대운영위원회 인원은 15명 가량이다. 이들 중 신원을 공개한 이는 박창진 사무장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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